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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한 백제무놔 눈으로 볼 "설렘"|―제모습 드러낼 공주 송산리 새 고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7월부터 문공부문학재관리국이 발굴하기로한 공주 송산리의 백제왕릉은 찬란한 백제문화의 모습을 파악하는 귀중한 유물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으로 고고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은 송산리 고분군일대에 대한 조사를 한양대 김소구교수팀의 핵자탐지와 병행하여 실시하였다. 관리국은 송산리고분을 A·S·D지구로 나누어 정밀조사한 결과 A·D지구를 왕릉으로 추정하고 그중 A지구를 발굴키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된 핵자탐지에서 나타난 것은 A지구의 지하에 전돌로 쌓은 부분이 있고 철물질이 상당량 매장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송산리고분군이 백제왕이나 왕족의 무덤집단이라는 것은 학계가 오래전부터 추정해왔던 것인데 이번 탐사에서 왕의 무덤에 쓰였던 전돌쌓기묘축조방식이 확인되어 왕릉으로의 추정이 더욱 확실해졌다.
가로20m·세로25m정도의 봉분모양의 구릉을 1입방m크기로 구획하여 각 부분을 탐지하고 이를 컴퓨터에 연결하여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해나간 이번 조사는 너비5m·길이10m정도의 넓이에서 무덤유구가 있음이 확인됐다. 컴퓨터를 통해 나타난 화면은 이부분을 검게 드러냈다.
D지구의 고분은 그속에 많은 양의 철성분이 나타나 화면이 전체적으로 교란됨으로써 무덤속의 다른 부분이 쉽게 확인되지않아 앞으로 정밀조사가 더 요구된다고 김교수는 밝혔다.
이날 송산리고분군현장에서 있은 고고학관계자들의 발굴대책회의는 토론끝에 D지구는 보존하고 A지구는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또 발굴과정에서 내시경에 의한 확인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김원룡(전서울대 대학원장)한병삼(국립 중앙박물관장)윤무병(충남대 박물관장)김기웅(문화재 전문위원)김정기(한림대교수)장경호(문화재연구소장)씨 등이 참가한 토론에서 김정기씨는『6개월정도 더정밀한 조사를 하여 발굴을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내시경조사는 조사과정에 산소가 들어가 유물의 상태를 해칠수 있기때문에 발굴직전에 제한된 조사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무병교수는『도굴되지않은 처녀분일 경우 발굴하지 않고 후학을 위해 남겨두는 것이 옳다』면서 발굴에 반대했다. 그러나 김원룡·한병삼씨동은『백제문화의 유물은더조사되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발굴을 주장했다. 학자들은 이날 먼저 배수구를 찾아 연도의 위치를 알아내고 그 상태를 조사한 후 유물수습에 대한 완벽한 대책이 세워질때 발굴키로 확정했다.
이번 송산리추정왕릉발굴은 백제문화의 실상을 더 밝혀내는 유물발굴의 기대와 함께 현재 일본에서 발굴되어 한일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후지노키 고분의 유물성격과 백제유물과의 비교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71년 문헌기록을 제외하고 유물이 거의없어 백지상태나 다름없던 백제사를 밝혀준 무령왕릉발굴과 같은 세계적인 발굴이 다시한번 재현될수 있을 것인지 학계는 발굴을 기다리고 있다. <공주=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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