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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 “트럼프, 무역전쟁으로 지지층 잃을 것”

중앙일보

입력

미ㆍ중간 무역전쟁이 결국 미국에 경제위기를 불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을 잃을 것이라는 지적이 세계 경제 석학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피서라이즈 "무역전쟁 물러서지 않을듯" #스티글리츠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 #실러 "미래 개발속도 둔화시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런던정경대 교수는 27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채널인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에서 멀어진다면, 자신이 지키려고 하는 미국인들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 정책을 밀어붙여 무역전쟁을 촉발한다면 그의 지지층 세력에게 또다른 형태의 피해를 주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설명이다.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런던정경대 교수. [중앙포토]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런던정경대 교수. [중앙포토]

피서라이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십 년간 자유무역으로 인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미국내 몇몇 그룹들을 타깃으로 삼아 확고한 지지층으로 만들었다”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몇몇 그룹의 삶의 질은 떨어졌고, 미국은 과거 이러한 피해자들을 다루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게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무역 피해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모든 이들이 자유무역의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은 기술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경제 국가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이 아닌 기술 부문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서라이즈 교수는 무역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무역 전쟁을 막고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나는 수밖에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물러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피서라이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내린 뒤 누군가 반대하는 의견을 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을 해고해 버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보호무역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같은 의도를 무역전쟁 상대방인 중국이 이미 간파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피서라이즈 교수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무역전쟁 없이 지지층 결집 행보를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식 협상술이 노출된 만큼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 석좌교수.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 석좌교수.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도 “무역전쟁은 미국에 경제위기를 부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상대국들이 트럼프의 지지 지역을 타깃으로 보복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 참석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면 이는 생활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굳건한 경제성장에 위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중앙포토]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중앙포토]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또한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으로 수입이 차단되면 기업의 장기계획에 문제가 생겨 미래 개발속도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 미국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중국과 무역갈등이 심해지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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