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국에서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게 설마 3월 한 달 내에 사계절을 전부 경험할 수 있다는 소리인 줄 몰랐지”
지난 23일 SNS에 올렸던 한 네티즌의 글이다. 농담 같이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이다.
이 네티즌의 말처럼 3월에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사계절 날씨를 모두 경험하고 있다. 사진들을 통해 3월의 사계절을 정리했다.
▶봄
3월 첫 주는 따뜻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지나 모처럼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3일 서울은 한낮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며 나들이하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이는 4월 초순과 비슷한 낮 기온이었다. 게다가 미세먼지도 걷혀 쾌청한 덕분에 3월 첫 주말엔 봄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졌다.
▶여름
지난 14일은 따뜻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전국이 늦봄 수준의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서울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22도까지 오르면서 3월 중순(11∼20일)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22.1도로 평년(10.7도)보다 11.4도 높았다. 이는 5월 5일의 최고기온 평년값(22.1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3월 중순으로는 1907년 이후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대전(24.2도)과 경기 수원(23.2도), 강원 춘천(21.9도), 충북 청주(23.3도), 전북 군산(23.7도), 전남 목포(21.9도) 역시 이날 역대 3월 중순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을
3월 하순을 앞두고는 꽃샘추위가 이어지자 SNS에는 “내복을 다시 입어야 하는 것 아니냐” 글도 등록됐다. 지난 20일 아침 서울 기온은 4.1도로 전날인 19일보다 2도가 떨어졌고, 낮 기온도 9도로 쌀쌀한 날씨였다. 당시 SNS에는 “봄옷 입고 외출했다가 추워 죽는 줄 알았다. 쌀쌀한 봄바람이 아니고 그냥 겨울 칼바람이었다”““봄이 오는 줄 알았는데 도로 추워졌다.”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겨울
21일은 봄의 네 번째 절기 춘분이었지만 꽃샘추위와 함께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졌다. 봄에서 겨울로 되돌아간 날씨의 역주행이었다. 설악산 중청봉은 다시 한겨울 속으로 되돌아갔다. 하얀 눈 세상으로 변한 대피소에는 인적이 끊겼고 강한 바람만이 눈보라를 만들어냈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부산에도 함박눈이 쏟아졌다. 당시 부산은 진달래며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봄꽃이 개화한 전주에도 심술궂은 눈이 내렸다. 노란 개나리 옆에 핀 하얀 눈꽃이 봄과 겨울이 공존을 보여줬다.
사계절을 오락가락하며 미세먼지가 뒤덮고 있지만, 벚꽃은 지난해(3월 28일)보다 6일 빠르게 개화했다. 평년 개화 시기인 3월 25일보다도 3일 빨랐다. 올해 주요 도시의 벚꽃 개화 시기는 부산 28일, 대구 30일, 광주 4월 2일, 대전 4월 3일, 청주 4월 5일, 강릉 4월 4일, 서울 4월 8일, 춘천 4월 10일로 예년보다 1~2일 정도 빨리 필 전망이다.
한편 올봄에는 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오는 6월까지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날씨가 이어지겠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