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막아라…비상 걸린 경기·충남, 살처분·이동제한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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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의 한 양계농가 주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엔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 담당자들이 막바지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란 중추(병아리 단계에서 알을 낳기 전까지의 닭) 분양 전문농장인 이 농가에선 지난 16일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15일 닭 30마리가 폐사된 데 이어 다음날 80마리가 또 죽었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밀 검사 결과 이 농가가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진됐다고 이날 밝혔다.

조류 인플루엔자(AI) 간이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경기 평택시의 한 양계농가에서 방역 담당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평택시]

이로 인해 이 농가가 키우던 10만5000마리가 모두 살처분됐다. 이 농가 인근에 있는 다른 농장 2곳의 닭 38만1000마리도 같은 처지가 됐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키우느라 고생했을 텐데 어쩌냐"며 안타까워했다.
평택시는 방역대책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드론을 이용해 하천과 저수지 등 철새 밀집지역의 방역도 강화하고 있다.

평택에 또 AI, 경기도 인근 안성·이천 등에 특별경계령 #반경 3㎞ 농가 가금류 80만 마리 살처분하고 방역 강화 #충남 아산서도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

문제는 지난 15일 이 농가에서 경기도 양주 은현면과 여주 능서면의 농장으로 닭 1만6000 마리와 3만300마리가 각각 출하됐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양주 농가에서도 고병원성 H5N6형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는 양주 농가의 닭 2만6541마리는 물론 이 농가 500m 이내에 있는 산란계 농가 2곳의 닭 3만9294마리도 모두 살처분했다. 여주 농가의 경우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닭 3만30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충청남도 아산시 둔포면의 한 산란계 농장도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진됐다. 닭 3만10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평택 농가와 14㎞ 떨어져 있다. 방역 당국은 이 농장을 비롯한 반경 500m 내 농장 1곳 등의 닭 18만2000마리를 살처분했다.

경기·충청남도에 AI 비상이 걸렸다. 지난 16일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 평택과 충남 아산시의 농장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전국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48시간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긴급 방역에 돌입했다.

18일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의 한 양계농가에서 방역당국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는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평택의 농가는 물론 이 농가에서 닭을 입식한 양주와 여주의 농가 인근 10㎞ 반경에 있는 가금류 농가 229곳에 대해서도 이동제한 조처를 내리고 AI 간이검사를 하기로 했다.
평택 농가 10㎞ 반경(화성 포함)에는 농가 96곳에서 모두 388만8000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양주 농가 인근은 68곳(총 107만7000마리), 여주 농가 주변엔 65곳 (총 337만5000마리)의 농가가 있다.

경기도는 또 평택 인근 지역인 안성(207 농가)과 여주(411 농가), 이천(99 농가), 용인(291 농가), 화성(457 농가)지역에 'AI 특별경계령’을 발령하고 시·군별로 방역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들 지역에는 총 1465 농가에 1964만 마리의 가금류가 사육 중이다.

AI 특별경계령이 내려지면 각 산란계 농가는 농가 앞에 소독통제소를 설치해야 하며, 산란 중추 출하 1주일 전부터 매일 간이 키트 검사를 하는 등 통제와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AI가 최초 발생 지역인 평택 농가가 산란 중추 분양 전문농가인 점을 고려해 도내 18개 분양 전문농가를 대상으로 매일 일일검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간이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온 경기도 평택시 한 양계농장에서 18일 오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0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도내 대규모 산란계 농가 53곳은 농장 입구에 소독통제소를 설치해 사람과 차량 통제도 한다. 경기도 전체 279개 산란계 농가는 분뇨반출금지, 359개 산란가금류 농가는 1개월간 일일 폐사체 검사를 하도록 했다.
충남도는 AI 발생지 주변에 거점·통제 초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AI 확산 차단에 나섰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방역과장은 "경기 평택과 충남 아산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인 아산호가 있는 곳이라 철새의 분변을 밟은 차량 등이 이동을 하면서 AI가 발생한 것 같다"며 "방역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조기에 종식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수원·아산=최모란·신진호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