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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드라마 '인생이여…'에서 유호정이 앓았던 병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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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첫사랑 연인에 대한 순애보를 담은 KBS 2TV 주말극 '인생이여 고마워요'가 26일 종영됐다.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이 드라마에선 일반인에겐 생소한 암이 등장한다. 주인공 연경(탤런트 유호정)을 벼랑 끝에 내몰았던 암은 기스트(GIST)라는 희귀암이다.

기스트는 과거 근육종양으로 분류됐던 암. 대부분 위에 발생해 위장관기저종양으로 불리지만 일부에선 소장.대장.난소.폐에서도 발생한다. 국내엔 200~3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스트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c-Kit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한다. 드라마에서 의학자문에 응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김동욱(혈액종양)교수는 "c-Kit 유전자가 고장이 나 세포가 계속 자라도록 비정상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암덩어리를 잘라내도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것은 항암제나 방사선에 잘 듣지 않는 데다 재발과 전이가 잘돼 치료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

증상도 애매하다. 극중에서 연경이 폐암으로 잘못 판정받았다가 뒤늦게 기스트로 확진받은 것처럼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암의 위치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다. 암이 많이 자랐을 경우 소화불량.메스꺼움(위).체중 감소.위출혈 등이 대표적인 증상들.

글리벡이 등장하기 전까지 기스트 환자는 대부분 생명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만성골수성 백혈병에 쓰이는 글리벡에 기스트가 잘 듣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김 교수는 "글리벡이 비정상적 신호를 보내는 유전자 단백질을 차단한다"며 "드라마 내용처럼 극적으로 삶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스트 환자에게 글리벡을 사용했을 때는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단, 암이 위에 국한되는 등 수술대상일 때는 보험적용에서 제외된다.

보험 대상자의 경우엔 정부에서 90%, 제조사인 노바티스의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나머지 10%의 약값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희귀의약품센터 홈페이지(www.kodc.or.kr) 혹은 02-538-3305를 통해 알 수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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