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등 20여개 혐의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조사 직전 검찰에 “편견 없이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스와 도곡동 땅 등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선 “나와 무관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오전 9시 23분쯤 검찰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조사실 부근에서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짧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편견 없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검찰 측은 “법에 따라 공정히 수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조사 전 "편견 없는 수사" 요청 #다스 관련 혐의는 여전히 부인 #휴식 시간 없이 오전 조사 마쳐
면담을 마치고 바로 뒤인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49분쯤부터 조사를 받았다. 오전에는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다스 실소유주 및 비자금 등 의혹에 대해 먼저 직접 조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 조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식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관계상 직업 등을 묻는 기초 질문들은 상당수 생략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경영에 개입한 바 없고 나의 소유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스는 자신과 무관하다"던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이 대통령 조사실에는 영상녹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한동훈 3차장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며 조사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변호인 4명도 수기로 조사 내용을 기록해가며 입회하고 있다. 오전에는 강훈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변호를 도왔다.
1시 10분쯤 조사를 마친 이 전 대통령은 인근에서 배달시킨 설렁탕 한 그릇을 점심으로 먹고 오후 2시부터 다시 조사에 응하고 있다. 검찰은 오후 신 부장검사가 다스 관련 조사를 마치면 이후 송경호 특수2부 부장검사를 투입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