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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일 되풀이 없어야”…MB 두고 여야 같은 말‧다른 속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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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故)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5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뉴스1]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故)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5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다섯 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여야가 한목소리로 “더는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권력형 비리가 사라지기를, 다른 쪽에서는 정치보복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말을 아끼지 말고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 원내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이 전 대통령이 다짐해야 할 것은 말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고백하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지만 진심 어린 사과와 참회는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온 국민이 눈과 귀를 맞추고 있다. 다스 차명 소유 여부에 대한 진실을 우선적으로 밝히고 이 전 대통령의 범죄행위가 확정된다면 이에 대해 처벌은 정당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전직 대통령의 권한으로 행해왔던 불법 행위, 권력형 비리 행위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더 이상 불운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고 전직이든, 현직이든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를 통한 면박주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의 중요한 이유였고 그것이 정치보복이라면 9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쳐 간 지검 10층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 본격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20여개의 혐의를 받는다.

조사의 최대 쟁점은 이 전 대통령이 110억 원대에 달하는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가 될 전망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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