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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이명박 전 대통령 “참담한 심정…국민께 죄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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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22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도착해 이 같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도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한 시기에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한 후 고개를 숙였다.

이어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지난해 3월 21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지 358일 만이다.

검찰의 전직 대통령 조사 관례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실무를 지휘하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와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쳐 간 1001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해 송경호 특수2부장과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의 조사를 받게 된다.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검사도 조사에 참여한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20여개의 혐의를 받는다.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110억 원대에 달하는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등 불법 자금 수수와 관련한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다스 경영문제로 조언해 준 적은 있지만, 다스는 형 이상은씨 등 주주들의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주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돼 이날 조사는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전문이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한 시기에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으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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