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가 "괴로움 잊기 위해" |청소년 약물 남용 실태와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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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 나라 청소년의 90%이상이 피로회복제를, 70%이상이 진통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등 청소년의 약물 남용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제적십자사 창설1백25주년 기법으로 대한적십자사가 31일 마련한 「청소년 약물남용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이대 김성이 교수가 청소년 4천2백21명(중·고생 2천7백명, 근로청소년 6백5명, 소년원생 9백16명) 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분석에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흡연경험은 학생 36.6%, 근로청소년 32.1%, 소년원생 94.4% △음주경험은 학생 50.3%, 근로청소년 71.6%, 소년원생 93.3% △본드 흡입경험은 학생 3.7%, 근로청소년 5%, 소년원생 40.7%로 각각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 약물 사용시기는 13∼14세에 흡연·음주·피로회복제·진통제·각성제를 경험하고 15세에는 본드와 마리화나·안정제를 경험한 뒤 16세에 최면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학생의 비행행위는 13세에 무단결석으로부터 시작, 금품갈취비행을 거쳐 14세에는 가출과 반항으로 이어지고 15세에는 음란비디오를 보거나 성관계·흉기소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이 약물을 사용하는 이유는 41.8%가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로 응답, 가장 많았고 「잠을 안자기 위해」(19.7%),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서」(16.6%), 「호기심」(4.2%)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약물사용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부모의 기대가 클수록 음주경험이 많다 ▲부모가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수록 흡연·음주·본드 사용의 경험이 많다 ▲아버지가 흡연을 많이 할수록 청소년의 흡연·음주 경험이 많다 ▲어머니의 음주및 흡연을 나쁘게 보는 청소년일수록 흡연·음주·최면제·본드사용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가정생활이 청소년의 태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교생활에서도 ▲학교생활에 싫증을 느낄수록 흡연·음주·본드사용 경험이 많다 ▲성적이 나쁠수록 흡연·음주·본드사용경험이 많다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길수록 흡연·음주·최면제 사용이 많다 ▲선생님이 흡연을 많이 할수록 청소년들도 흡연·음주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수는 『약물 남용과 비행행위는 연관된 행동이며, 가정·학교·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청소년의 약물사용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하고 『청소년의 부정적 가치관을 제거하고 올바른 제도와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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