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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염동열 압수수색 … 한국당 “다음은 누구” 뒤숭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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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문종·권성동·염동열 등 당 중진 의원을 향해 검찰이 잇따라 칼끝을 겨누자 자유한국당은 8일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이날 오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권성동·염동열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이었던 김 모 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태백·영월·횡성·평창·정선이 지역구인 염 의원도 비슷한 혐의다.

19억 빼돌린 혐의 홍문종 오늘 소환 #중진들 줄줄이 불려가자 불만·불안

홍문종 의원(의정부을)은 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다. 홍 의원은 2012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이 외부에서 기부받은 돈 19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세 의원 모두 당내에선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다. 권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자 당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공동위원장이다. 염 의원은 당 최고위원이다. 4선의 홍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한국당 잔혹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친박 좌장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이미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재선의 이우현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수감된 상태다. 비록 구속은 피했지만, 원유철·김재원 의원도 여전히 수사 대상이다.

이처럼 검찰에 소속 의원이 줄줄이 불려 나가자 “다음 타깃은 누구인가”란 말이 나돌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재선의 수도권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더니 옆자리 앉은 의원이 ‘그러다 잡혀가, 눈치껏 행동하셔’라고 툭 찔러 놀랐다”며 “빈말이 아닌 듯싶다. 그만큼 ‘검찰 포비아’가 당내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미투’로 민주당이 위기에 몰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검찰 수사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신중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불만과 불안감은 크지만 반발을 크게 할 경우 자칫 ‘비리 정당’으로 역풍이 불지 않을까 신경 쓰는 모양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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