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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안희정이 설립한 '더연'은 대권준비 사조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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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한 피해자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사진 더연 페이스북]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사진 더연 페이스북]

더연은 안 전 지사의 대권정책을 만든 싱크탱크다. 사단법인 형태지만 사실상 사설 연구소였다. 안 전 지사는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이던 2008년 자신이 주도해 더연을 설립했다.

安 초대소장 지내, 2대 소장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2014년 사단법인 전환뒤 정세균 국회의장이 초대 이사장 #대선 경선 준비하던 安, 더연 오가며 피해 직원 알게된 듯

초대 이사장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다. 2대는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초대 소장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냈다. 설립 때부터 2010년까지 2년간이다. 2대 소장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3대(현재)는 김윤덕 전 국회의원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08년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혁. [사진 더연 홈페이지 캡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08년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혁. [사진 더연 홈페이지 캡처]

더연은 2014년 사무실을 서울 여의도에서 마포 서교동으로 옮겼다. ‘제2의 도약을 한다’며 조직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사단법인 전환 이후 초대 이사장은 정세균 국회의장이다. 2대 이사장은 이정재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현재 조직은 이사장 아래 소장과 감사·이사회를 뒀다. 이사회 소속으로 분과위원회와 정책국·사무국·대외협력국을 두고 있다. 더연 사무실에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를 비롯해 8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도청 커피숍에서 캐주얼 복장으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충남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도청 커피숍에서 캐주얼 복장으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충남도]

이사진은 이정재 이사장과 함께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권희태 선문대 부총장과 신장용 경기발전연구소 이사장(전 국회의원), 여택수 더연 부소장(전 대통령 제1부속실 국장), 김정환 도원교통㈜대표이사 등이 등록돼 있다.

더연은 정치와 행정·안보·외교·성장·분배, 과학·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활동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 전 지사는 2015년 더연이 마련한 ‘정치학교’에서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주제로 수업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08년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조직도. [사진 더연 홈페이지 캡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08년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조직도. [사진 더연 홈페이지 캡처]

안 전 지사는 대선 도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2016년 말부터 더연 사무실에서 주말마다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열풍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던 시점이었다.

2010년 7월 민선 5기 충남도지사로 취임하면서 서울을 떠난 안 전 지사는 더연을 오가면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A씨를 알게 됐고 그를 따로 불러 성폭행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정무비서와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 여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 충남도]

정무비서와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 여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 충남도]

안 전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설 내놓은 정치·경제 정책 대부분이 토론회와 더연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연이 사실상 안 전 지사의 대선을 위한 사조직이었던 셈이다.

충남도 고위 관계자는 “안 전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정책을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가 발목을 잡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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