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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풍경만 기억하라" 안희정, 당시 출장 페북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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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스위스 유엔 인권이사회 페널 토의에 참석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안희정 충남지사.[사진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9월 스위스 유엔 인권이사회 페널 토의에 참석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안희정 충남지사.[사진 페이스북 캡처]

지난 5일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는 안희정 충남지사로부터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비서는 “지난해 7월 러시아, 9월 스위스 출장에서 안 지사가 자신을 성폭행한 뒤 ‘아름다운 러시아와 스위스의 풍경만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은 민주주의고 평화"

김 비서의 말처럼 안 지사는 지난해 7월 우호 교류협정을 맺은 러시아 레닌그라드주를 4박 6일간 공식 방문했다. 이어 9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지방정부와 인권 패널 토의'에 참석했다. 김씨의 주장대로라면 도지사로서 공식 출장 업무를 하는 중에 성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안 지사는 당시 스위스 출장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인권은 민주주의이고 평화라는 걸 제네바에서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란 내용의 글도 올렸다.

안 지사는 지난해 9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왔습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관련 사진 8장과 함께 올렸다.

당시 ‘인권증진과 보호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패널 토의에 참석했다는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인권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실천하자’는 화두를 계속 떠올렸다고 적었다.

안 지사는 인권 개념이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권리, 즉 자유권 중심에서 최근에는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존중하고 보호받는 인권을 넘어 인간 권리의 목록들을 증진하고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바로 세계”라며 “인종, 민족, 국가를 뛰어넘는 보편적 기준을 만들고 그런 관점에서 지역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마지막으로 “인간의 권리를 폭넓게 접근하는것...결국 인권은 민주주의이고 평화라는 걸 제네바에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세계적 차원의 인권,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민주주의, 충남에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안 지사는 6일 오전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 지사는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그는 거듭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다"고 적었다. 당초 안 지사 측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한 해명도 부인했다. 안 지사는 그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모두 다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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