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TV 공산권 다큐멘터리 방영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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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88서울올림픽을 맞아 공산권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KBS·MBC두TV의 공산권 접근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TV의 공산권국가에 대한 시각이 정치문제보다 사회·문화·풍습등에 치중, 반공이데올로기의 단순성을 극복하고 현지 사회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MBC-TV가 22일 밤11시 방영한 소련사회의 오늘을 담은 다큐멘터리 『모스크바의 봄』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다큐멘터리는 M-TV가 미국인리포터 「조·켄릭」씨와 카메라맨 2명으로 구성된 취재진을 현지에 파견해 제작한 것.
지난 4월15일부터 28일까지 현지에서 제작된 『모스크바의 봄』은 「고르바초프」등장이후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소련의 변화상과 서울올림픽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를 차분하게 보여준 다큐멘터리였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는 우즈베크공화국의 수도 타슈켄트에 모여사는 한국동포들의 생활상을 촬영, 다분히 감상적이기는 하나 민족적 동질감의 한단면을 영상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짧은 제작기간과 소련과 국교가 없는 우리의 실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다큐멘터리가 소련의 오늘에 대한 깊이있는 인식이 모자랐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련의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미국의 문화인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것을 신기한듯 조명하는 것은 「소련의 개방화-소련의 미국화」라는 서방적인 시각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시각에 의해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K-1TV를 통해 방영중인 다큐멘터리『대황하』가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NHK가 85년에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물론 동양사5천년의 중심이었던 황하를 다룬 문화다큐멘터리이나 이것이 국내 시청자에게는 중국대륙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황하』는 우리에게 이념보다 우위에 서있는 문화의 시각으로 중국대륙을 보게 해주며 현재까지 남아있는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재인식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금년초에 K-1TV가 중국 용정등지의 한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이후 불붙기 시작한 국내 TV의 공산권 취재붐은 계속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공산권에 대한 인상기보다 사회주의 사회의 구조적인 인식을 심화시킬수 있는 중후한 다큐멘터리들을 기획, 제작했으면 한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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