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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다스 지분 일부 차명 보유” 큰형 이상은 검찰에 진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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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상은

이상은

검찰이 1일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85·사진) 다스 회장을 소환해 장시간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실소유주임에도 이 회장 것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실체를 확인해왔다. 다스의 공식적 ‘오너’인 이 회장까지 조사하면서 이번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의 코 앞까지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들 이동형 부사장 궁지 몰리자 #“MB, 다스와 무관” 기존입장 바꾼 듯 #“출두 앞두고 MB 측과 연락도 끊어”

다스 실소유주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출두한 이 회장을 상대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질적 지배자인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 회장은 다스 전체 지분의 47%를 소유한 서류상 최대주주이자 공식적인 오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동형(54)씨는 다스의 부사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 이 부사장에 대한 조사에서 “다스 지분 일부를 이 전 대통령이 차명으로 보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이 회장도 이날 조사에서 이 부사장과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이는 ‘동생(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관련이 없다’던 그간의 입장과 다른 것이다.

이 회장의 진술 변화는 이 부사장이 검찰 수사로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최근 이 부사장을 불러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단서와 정황이 많이 확보됐다. 아버지(이 회장)를 설득해 진실을 밝히라”는 취지로 강하게 추궁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회장은 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 1주일 넘게 고심하다가 이날 조사에 응했다”며 “이 회장의 검찰 출두를 앞두고 동형씨가 자신의 변호인을 바꾸고 이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과 연락을 끊은 채 출두한 것으로 볼때 심각한 상황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일부 지분이 동생 것이라는 진술을 뛰어 넘어 동생이 다스의 실소유주란 취지의 진술을 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검찰은 최근 이 회장과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40)씨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시형씨는 지난달 25일 검찰에 비공개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앞서 동부지검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동부지검 차장검사)은 지난 1월 동형씨를 소환해 다스의 자금이 협력업체인 IM(아이엠)으로 흘러들어간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동형씨는 IM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형씨는 고철 업체로부터 6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지난달 초 기소됐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 일가 및 친인척 중 재판에 넘겨진 것은 그가 유일하다.

그간 이 전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던 이 회장이 입을 열면서 모든 정황증거와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하는 모양새가 됐다. 검찰은 이달 중순께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뒤 다스의 실소유주인지가 누구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 등도 결정할 방침이다.

정진우·박사라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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