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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압력이 반미감정 자극|한국 반미시위를 보는 미국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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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미국은 한국학생시위가 반미감정쪽으로 비화되는데 대해 비상한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미정부는 19일 국무성대변인의 공식논평을 통해 즉각 부정적 반응을 표명했고 각 텔리비전방송도 반미 시위양상을 톱뉴스로 자세히 보도했다.
「찰스·레드먼」국무성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미문화원의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우리는 폭력의 명분을 찾을수 없다. 한국의 극소수가 계속 사용하고 있는 폭력은 긍정적인 목적을 달성할수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선거가 끝났고, 언론통제가 사라지고 있으며, 정치범 석방이 희망적이라고 열거, 『한국의 정치적분위기는 매우 자유스럽다』고 말하고 『이제 진정으로 정치적변화를 갈망하는 한국학생들은 정치적 과정속에서 평화적으로 이를 성취할 기회가 주어져있다』고 말했다.
주한미대사관을 공격목표로 한시위에 대해 아직 미정부의 공식·비공식 우려, 또는 유감표명은 없었지만 자살한 조성만군도 반미구호를 내걸었고 이를 계기로 반미시위가 격화되는데 내심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무성 브리핑에서 미국기자들도 한국학생시위 및 반미움직임을 우려, 『어떠한 형태로든 서울올림픽개최를 저해할지도 모를 염려는 없는가』고 질문하는 정도였다.
「레드먼」대변인은 이에대해 『이번 사건을 올림픽과 연결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시위사태와 관련, 미CBS텔리비전방송은 『한국의 급진적인 학생들은 오늘 서울도심한복판에서 그동안 불안정했던 노태우 신임대통령과의 밀월을 끝냈다』고 평가했고, NBC텔리비전방송은 『작년 시위사태때와 달리 일반시민들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NBC방송은 시위학생들이 성조기를 불사르고 반미구호를 외치는 장면들을 소개하면서 이같은 반미감정의 배경에 미국의 대한시장개방압력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학생뿐 아니라 근로자단체와 농민들은 미시장개방요구에 대해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한 이 방송은 『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원내다수의석을 차지함으로써 노대통령이 미상품에 대해 한국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인기없는 대미약속을 지키기가 더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범 석방을 외치던 학생 데모가 성조기를 불태우면서 돌연 추하게(어글리)바뀌어졌다』고 한 NBC의 서울발방송은 한국은 자동차·섬유·가전제품의 수출로 연간 1백억달러의 대미흑자를 내는 반면, 『미국제품은 한국에서 거의 구입할수 없다』고 보도함으로써 여론오도 우려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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