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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 소방관은 ‘아저씨’ 의사는 ‘선생님’… 인권침해 요소

중앙일보

입력

2017년도 초·중등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은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물로 묘사했다.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2017년도 초·중등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은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물로 묘사했다.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에 인권 침해적 내용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교육 현장에서 쓰이는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 15종을 대상으로 6월부터 10월까지 용어·삽화·표현 등을 분석했다”며 “교과서에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이 담긴 표현이 나오는 등 인권 침해적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통합교과 교과서 2학년 ‘가을’권에서는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담긴 표현이 등장했다.

소방관·경찰관·급식 조리원·미용사 등에 대해서는 ‘∼아저씨’, ‘∼아주머니’ 등으로 지칭했으나, 의사는 ‘의사 선생님’으로 불렸다.

2017년도 초·중등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특정 직업에 전문성을 부여하지 않거나 비하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썼다.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2017년도 초·중등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특정 직업에 전문성을 부여하지 않거나 비하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썼다.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다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이 삽화에서 대부분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로 묘사되는 점도 지적됐다. 통합교과 교과서 2학년 ‘봄’권에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학생이 태권도 하는 모습을 다문화 학생이 동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삽화가 있다.

이처럼 삽화에서 내용의 핵심이 되는 행동을 하거나 대사가 있는 인물은 대부분 다문화 학생이 아니었다.

또한 인권위는 장애인을 주체적 존재가 아닌 배려의 대상으로만 묘사하는 점도 지적했다.

인권위는 “현행 교과서에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특정 성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등 인권 친화적 관점이 많이 반영돼있다”며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 시혜적 차원이 아닌 권리적 관점에서 해결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위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교육공무원, 교과서 집필자, 출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2017년도 초·중등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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