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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프리미엄 TV 1위 하자 … LG 느긋, 삼성은 긴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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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소니가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TV 명가’ 재건에 나서고 있다.

다시 경쟁 붙은 한·일 TV 3사 #소니 작년 고가 OLED 점유율 약진 #LG는 OLED 패널 공급 늘어 희색 #홀로 QLED에 주력해왔던 삼성 #곧 나올 마이크로LED로 승부수

22일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는 점유율 36.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전자(33.2%)·삼성전자(18.5%) 순이었다. 2015년 14.3%에서 이듬해 삼성을 제치더니 지난해 LG까지 따돌린 것이다.

그러나 GFK의 조사에서는 지난해 순위가 삼성전자(39%)·LG전자(26%)·소니(24%) 순이었다. 시장조사 기관마다 조사 방법과 데이터 해석이 달라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소니의 시장 점유율이 2016년(19%)보다 늘고, 삼성전자는 2016년(41%)보다 줄어드는 흐름은 다르지 않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소니의 약진 배경에는 OLED TV가 있다. 소니는 지난해 대대적으로 OLED TV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제품 라인업 자체를 2500달러 이상으로만 구성했다. 쉽게 말해 비싼 TV를 팔아 많이 남기겠다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OLED는 3000달러 이상 고가 TV 시장에선 72%,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4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삼성·LG전자의 시각은 엇갈린다. LG전자는 소니의 OLED 진영 합류로 OLED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니의 약진이 나쁘지는 않다는 눈치다. 특히 소니가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자보다는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삼성은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OLED 경쟁에 나섰던 삼성은 2013년 이후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퀀텀닷 기술의 QLED를 미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하지만 TV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의 영업이익이 줄고, 영업이익률도 3.7%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프리미엄 TV는 수익성이 높을 뿐 아니라 각 사의 기술력을 내건 자존심이다. 특히 비싼 TV가 잘 팔리면 해당 브랜드의 아랫급 TV도 덩달아 잘 팔리는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LG전자는 올해 OLED TV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OLED는 픽셀이 직접 빛을 내는 특성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그래서 두께가 더 얇고, 휘어지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어 QLED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LG는 생산단가 절감에 성공하면서 판매 가격을 크게 낮췄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기자들과 만나 “고부가가치 사업인 OLED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QLED TV에 더해, 마이크로LED TV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 마이크로LED는 OLED의 장점에 전력 효율까지 높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 미국 뉴욕에서 2018년형 QLED TV와 마이크로LED TV를 소개하는 글로벌 런칭 행사를 개최한다.

관건은 생산단가가 높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마이크로LED의 한계를 언제 극복하고 양산을 시작하느냐다. 이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로LED TV를 다음 달부터 수주해 올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이 허용할 정도의 가격이라 (판매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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