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683. 까망(?) 고무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일상에서 검은 빛깔을 얘기할 때 '까망'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까망'은 표기법에 어긋난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까망'이 아니라 '깜장'이라고 해야 옳다.

빛깔을 나타내는 형용사에는 '하얗다, 노랗다, 파랗다, 빨갛다, 까맣다' 등이 있다. 이것을 '그런 빛깔이나 물감'을 뜻하는 명사로 바꾸면 '하양, 노랑, 파랑, 빨강, 까망'이 된다. '하양, 노랑, 파랑, 빨강'은 표준말이지만 '까망'은 표준말이 아니다. 사전에 '깜장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가망, 거멍, 꺼멍'도 '감장, 검정, 껌정'의 잘못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까망'은 '까망 양말, 까망 가방, 까망 운동화'처럼 널리 쓰이고 있으며, 빛깔을 나타내는 다른 말을 명사로 만드는 방식도 같다. 유독 '까망'만이 표준말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깜장'이란 명사가 있긴 하지만 복수표준어로 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한규희 기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