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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방한, 북미 대화 물꼬 트는 변수될까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오는 25일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정부 대표단의 단장 자격으로 23일 방한해 3박4일간 머물다 오는 26일 출국하는 일정이다.

靑 “文ㆍ트럼프 통화는 이방카 방한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 이방카.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 이방카. [중앙포토]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뻐하는 딸인 동시에 신뢰하는 정치 참모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만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준하는 예우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방카가 방한 기간 중 문 대통령을 접견하고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 하는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이방카가 대외적으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온 만큼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나란히 하는 일정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장관이 의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번 미 측 대표단에 대한 예우 방침, 이번 방한의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강 장관의 적절한 역할에 대해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특히 이방카 방한이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가늠하는 동시에 우리 입장을 백악관에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국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방카의 역할에 대해서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평가가 나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방카가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위치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지만 백악관 선임고문이란 공식 직함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까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했던 골드만삭스 출신의 디나 파월 부보좌관 등 측근 그룹의 보좌를 받아온 만큼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통화도 이방카 방한을 통해 북·미 대화에 대한 미측의 기류를 확인한 뒤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20일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여전히 서로 충돌할 위험이 있지만 최근 다행스럽게도 두 나라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함께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 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대화가 발전해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시작되도록 우리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방카 선임고문의 방한 과정에서 한·미 간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련 대화가 오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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