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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피로’는 ‘회복’하지 말자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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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선수촌에 들어선 각종 기기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말을 걸고 노래하는 청소 로봇, 날씨나 시설을 안내하는 로봇 등 전 세계에 기술 강국 한국의 모습을 보여 주는 각종 로봇과 함께 선수들의 편의를 위한 기기가 많다.

그중에서도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바로 안마의자. 피로를 풀어 주는 안마의자실은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라고 한다.

“피로 회복엔 안마의자가 최고다” “안마의자에 앉아 마사지를 받고 나면 피로회복제가 필요 없다” 등에서처럼 ‘피로 회복’ ‘피로회복제’란 표현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표현엔 오류가 숨어 있다.

‘피로’는 과로로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든 상태를 나타낸다. 또 ‘회복’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로 회복’이라고 하면 심신이 지친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이 돼 버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루어야 할까. “피로 해소엔 안마의자가 최고다”에서와 같이 ‘피로 해소’라고 하면 된다. 혹은 “피로를 푸는 덴 안마의자가 최고다”에서처럼 ‘피로를 풀다’고 풀어 쓰면 된다. ‘회복’이란 말을 살리고 싶다면 ‘피로’ 대신 ‘원기 회복’ ‘기력 회복’이라고 하면 된다.

‘피로회복제’ 역시 ‘피로해소제’로 고쳐 써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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