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한 선거 치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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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은 노태우 대통령과 민정당 지구당 위원장들과의 만남은 총선 참패 때문에 대통령의 연설과 대화내용 등이 모두 무겁고 침울.
노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정말 떳떳한 입장에서 선거를 치렀고 이번 선거만큼 깊은 의미와 값진 교훈을 던져준 선거는 없었다』면서도 『지역별로 몰 표를 주고 모든 의석을 몰아주고 만 현상을 어떻게 해야할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과거 집권당이 하고자 할 일은 불편 없이 국회를 통해 의결하고 안되면 힘으로 밀어 붙였지만 진정한 안정이 있었던가』고 묻고 『6·29 선언으로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다짐한 민정당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을 의석 수에 기대어 밀어붙일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
노 대통령은 이어 지구당 위원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었는데 당선자보다 더 많은 낙선자들은 대부분 『면목없다』 『죄송하다』고 했고 당선자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조용히 『최선을 다했다』고만 인사.
노 대통령이 『바로 이 자리에서 승리를 다짐하던 때가 4O여 일전』이라고 하자 김정례·정희경·김정숙씨 등 여성 출마자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부산·충남·호남지역의 낙선자들은 착잡한 표정.
강경직·이상희·유흥수·곽정출씨 등 부산지역 출마자들은 『야당 바람이 연탄가스처럼 스며들더라』고 했고 최영철·이대정·유경현씨 등 전남 출신들은 『할말이 없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은 최영철 의원에게 『패장이 아니다』고 격려하며 『내가 이제 원외 위원장들을 위해 할 일을 만들어 주겠다』고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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