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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폭행설 고현정 하차, 드라마 ‘리턴’은 이제 어디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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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SBS 드라마 ‘리턴’에서 중도하차한 주연배우 고현정. 오른쪽은 연출 주동민 PD. [사진 SBS, 연합뉴스]

SBS 드라마 ‘리턴’에서 중도하차한 주연배우 고현정. 오른쪽은 연출 주동민 PD. [사진 SBS, 연합뉴스]

배우 고현정이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결국 하차했다.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다 지난 5일 메인 연출자 주동민 PD에게 발길질을 했다는 얘기가 수면 위에 나온 지 하루만이다. 현장에선 배우가 마이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모습을 여러 사람이 목격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소속사, 갈등 인정 폭행설은 부인 #주인공 분량적어 불만 누적된 듯

반면 고현정 소속사 아이오케이는 폭행설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이오케이 측은 “거듭되는 의견 차이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며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의 특성상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SBS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SBS도 “고현정씨와 제작진 사이의 갈등이 너무 커서 더 이상 작업을 함께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최자혜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는 등 후속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현정의 촬영분량은 이정림 PD의 B팀이 전담, 감정이 상해있던 두 사람이 부딪히는 상황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충돌이 생긴 계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PD 모두 취재진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다.

사실 ‘리턴’을 둘러싼 잡음은 전부터 흘러나왔다. ‘여왕의 교실’ 이후 5년만에 고현정의 지상파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대중의 관심이나 드라마 흐름은 달랐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변호사 최자혜보다 범죄를 저지르는 상류층 자제 4인방이 눈길을 모았다. 고현정은 강력계 형사 이진욱·김동영 콤비나 공동 변호를 맡은 정은채보다 적게 등장하는 회도 여럿이었다.

인터넷 댓글 등은 방송 초부터 고현정에 대한 부정적 지적이 이어졌다. ‘살이 너무 쪘다’ 등 외모 얘기도 나왔다. 고현정은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사진기자를 향해 “고만 찍어”라고 하는 예민한 모습도 보였다. 그답지 않게 연기력 논란도 일었다. ‘선덕여왕’ 등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달리 초점 없는 눈빛, 졸린 듯한 말투가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향후 반전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데뷔 29년 차 배우가 이런 반응을 모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고현정은 신인 작가 대본에 남다른 믿음을 표하며 촬영 스태프에게 롱패딩 150벌을 선물하는 의욕까지 보였다. 대본도 12회까지 윤곽이 나온 상태였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대결 구도가 심화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분량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며 “제작진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촬영장에 늦게 도착하거나 촬영 도중 일찍 가 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고 전했다.

SBS 관계자는 “이미 15, 16회는 촬영을 마쳐 14일 방송은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8일과 15일은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로 미리 결방이 정해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구혜선의 하차가 건강 때문이었고 전체 50부 중 6부만 출연한 상태였다. 반면 ‘리턴’은 현재 32부작(프리미엄 광고로 하루 2부 방송, 기존 드라마 16부작) 중 절반이 촬영을 마친 상태다. 주연배우 중도 하차라는 초유의 상황에 앞서 ‘리턴’은 7일 자체 최고 시청률 17.4%(14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최자혜 역의 후임 배우로는 박진희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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