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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여민관 액자 바꾼 사연…비서관실에도 선물

중앙일보

입력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린 여민관 소회의실 벽면에는 ‘春風秋霜’(춘풍추상)이란 글귀가 쓰인 액자가 걸려 있었다. 기존에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쓰인 액자가 차지했던 자리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故) 신영복 선생이 쓴 이 글귀가 담긴 액자를 각 비서관실에도 선물했다.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장에 고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춘풍추상(春風秋霜)' 밑에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추상같이 엄격해야 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장에 고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춘풍추상(春風秋霜)' 밑에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추상같이 엄격해야 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마치면서 “우리 정부가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에서 액자를 선물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춘풍추상은 채근담(菜根譚)에 있는 문구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면서 이보다 더 훌륭한 좌우명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자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이런 자세만 지킨다면 실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직자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같이 해야 하지만, 업무 성격에 따라 남을 대할 때도 추상과 같이해야 할 경우가 있다. 검찰·감사원 등이 그렇고 청와대도 마찬가지”라며 “추상을 넘어 한겨울 고드름처럼 자신을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장에 고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 이란 글이 걸려 있다.(사진 위) 이전에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글이 걸려 있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장에 고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 이란 글이 걸려 있다.(사진 위) 이전에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글이 걸려 있었다. [연합뉴스.]

이 글귀는 노무현정부 시절 신영복 선생이 노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당시 기억을 살려 그 글을 찾아보라고 부속실에 지시했고, 부속실은 신영복 선생의 더불어숲 재단으로부터 글의 사본을 받았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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