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억년전 지구대멸종 주범은 "바다 속 메탄가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8면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생물이 멸종된 고생대 페름기(2억6천6백만~2억4천5백만년 전) 대멸종이 바다 속 메탄 폭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네이처 온라인은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지질학자인 그레고리 라이스킨 박사가 2억5천만년 전 페름기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해류의 움직임이 둔화된 원인이 메탄 폭발 탓이라고 소개했다.

메탄 폭발은 앞으로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는 메탄이 공기 중에서 분해될 때도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페름기 말기는 해저 생물의 95%, 지상 생물의 70% 이상이 멸종됐다. 이는 6천5백만년 전의 공룡 대멸종 때보다 세배나 더 많은 멸종 사태다.

바다 속 메탄의 폭발은 운석의 충돌이나 지각변동, 박테리아 등 미생물의 분해 등이 단초를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저 깊은 곳에 가라 앉아 있던 메탄의 일부가 해수면으로 이동하면, 그 이동으로 메탄을 누르고 있던 압력이 작아지고, 거기에 있던 메탄이 연속적으로 해수면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일단 메탄의 기포가 터져 메탄이 공기 중으로 분출되기 시작하면 그 순환의 고리는 걷잡을 수 없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 라이스킨 박사의 연구 결과다.

현재 해저에는 전 세계 핵폭탄을 합쳐 놓은 것보다 1만배나 강력한 폭발력을 가질 만큼의 메탄이 가라앉아 있다. 얼음처럼 고체 상태로 된 메탄이 대륙붕 연안 퇴적층에 전세계 천연가스 매장량보다 수십배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된 상태다.

이런 메탄은 저온과 수압에 의해 지금은 안정한 상태로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지만 운석 충돌이나 해저 지진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면 언제 지구를 위협하는 흉기로 변할지 모른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우려다.

폭발 때 발생하는 열에 타 죽거나, 이산화탄소가 대기와 환경을 크게 바꿔 그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들은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고체 메탄이 공기 중으로 나오면 1백60배로 부피가 팽창한다.

메탄은 연료용 가스처럼 불에 잘 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바다 속 고체 메탄은 차세대 연료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채굴에 필요한 기술개발이 한창이기도 하다. 라이스킨 박사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메탄의 분출이 7천~8천년 전에도 흑해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영국 리드대학의 지질학자인 폴 위그널 박사는 "호수나 해양에 축적된 메탄이 폭발하는 것은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잘 알려진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페름기 대멸종에 대한 또 다른 주장도 있다.

지난해 영국의 레터대 앤드루 사운더스 교수팀은 페름기 대멸종이 서 시베리아에서 분출된 엄청난 양의 용암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2억5천만년 전 서 시베리아에 뿜어져 나온 용암의 양이 호주 면적의 절반을 뒤덮을 만큼 엄청났으며, 이 때 나온 이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이 지구 대기와 환경을 교란시켜 생물들이 멸종했다는 것이다.

박방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