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개전 후 처음 수세에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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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란은 이번 주 지상과 페르시아만 전투에서 큰 패배를 당함으로써 전쟁 초기단계이후 처음으로 수세에 몰리게 됐다.
미국과의 해상전투에서 이란은 4척의 프리기트함 가운데 2척을 잃는 치명타를 입었다.
사한드 호는 침몰했고, 사발란 호 역시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
이 두 함정은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는 제3국 선박을 공격하거나 나포, 조사하는 지휘본부역할을 수행해 왔다.
나머지 2척의 프리기트 함인 알반드 호와 알보르즈 호 또한 노후한 이탈리아제 시 킬러 미사일을 새로운 로킷포로 교체하는 중이어서 수개월 전부터 발이 묶여있는 상태임에 비춰 페르시아만 남부해상에서 지휘 선으로 투입할 함정은 구축함 바브르호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지상전에서도 이란은 교두보로 확보해왔던 이라크 남단 포우 반도를 빼앗김으로써 80년9월 전쟁발발 후 수개월간 이라크 군이 이란국경을 넘어 진격해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큰 패배를 당했다.
분석가들은 3만∼5만 명에 달하는 포우 반도 주둔 이란군의 상당수가 샤트 알 아랍수로를 건너 퇴각했고 실크웜 미사일도 대피시켰을 것으로 보면서 이라크의 포우 반도 재탈환으로 이란 군은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았을지 몰라도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란이 지상과 해상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 대 이라크 전이 종식 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제 공격하기 손쉬운 해상석유 시설물을 주요 공격대상으로 삼을 것이며 제3국 선박에 대한 공격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들에 따르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란이 국지전의 패배에도 불구, 원유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폭격으로 생산중단 된 시리 섬 해상유정 산유량은 하루3만8천 배럴로 이란의 전체산유량인 하루 2백만 배럴에 비하면 그야말로 무시해도 좋은 분량이다.
또한 이번에 이란해군이 입은 타격도 이란의 해군전력을 감안하면 심각하지만 해군력은 이란-이라크 전을 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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