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수입검토 검토선에서 그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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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김기철 <인천시 용현동 215의33>문공부가 일본영화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여고생까지「논노」등의 일본풍 패션잡지에 열광하고, 거리마다 일식우동 점포가 진을치고, 외설스런 포르노물이 안방까지 파고드는 이마당에「일본영화수입불허」의 깃발마저 내려진다면 예상되는 왜색품의 범람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간 식자들이 누누이 지적해 왔듯이 일본의 대의 문화정책은 그들의 약삭빠른 경제정책과 다를바 없다. 그동안 일본은 이른바「문화교류」란 명목으로 동남아 각국에 알본 도색물을 무차별 수출해 왔다.일본은 이같이「문화교류」인지,「문화파괴」인지 구분키 어려운 「문화아편전쟁」을 자행하면서도 자민당등 문교정책자들은 국내 청소년의외설물 감염을우려해 거액의 예산을 들여 여가선용 프로그램을 짜 청소년들의 도덕적 파탄을 예방하고 있다. 실로이율배반적인 문화정책이 아닐수 없다.
일본영화 수입 허용은 문화제국주의를 지향하는 일본의 문화적 침략을 허용하는것과 다름이 없다.「일본영화수입」이 검토에 그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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