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국정원 자금수수’ 부인→MB개입 취지 진술…코너 몰린 M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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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우)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우) [중앙포토]

국가정보원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측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과정에서 MB가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국정원에서 모두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 전 기획관에게서 최근 개인 목적으로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며 이 전 대통령에게도 일정 부분 국정원 지원 동향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구속 전까지 국정원 특활비 수수에 대해 관련 혐의를 일체 부인해왔었다. 하지만 구속 이후 일부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고, 최근 들어서는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와 관련 진전된 진술을 내놓고 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기획관은 MB 측 인사와 일절 면회도 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재무 등을 총괄하며 ‘MB 집사’로 불렸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뿐 아니라 ‘다스’ 관련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김희중 전 실장에 이어 MB 측근 인사들이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면서 이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이후 소환조사를 받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현재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서울동부지검 ‘다스 비자금 의혹 수사팀’을 중심으로 MB 정부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의혹, 다스 실소유주 의혹,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불법 정치 관여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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