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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림픽은 어떤 이념과 정쟁도 뛰어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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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최명희 강릉시장

최명희 강릉시장

마침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이다. 평창에서 열리는 설상 경기와 강릉에서 열리는 빙상 경기를 합쳐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나올 첫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 선수단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3000여 명이 사전 등록을 마쳤다.

2011년 우리는 세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유치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7년 동안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경기장 테스트도 훌륭히 치러내고 서울~강릉 KTX도 개통됐다. 바가지 숙박요금까지 해결됐으니 오는 8일 이곳 강릉에 성화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젠 정말 전 국민의 나라 사랑을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쏟아부어야 할 시간이 왔다. 무엇보다 올림픽을 이념적 편 가르기와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일체의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일부였지만 동계올림픽을 정치 쟁점화 하려는 행동들은 그동안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헌신해온 강릉과 평창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것은 평화와 화합을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크게 어긋났다.

이런 정신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올림픽과 그 장대한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의 여왕’ 김연아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10살 때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녀가 간직해온 강렬한 감동은 그때 우리 모든 국민이 함께 맛보았던 감동이다.

강릉 시민들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멀게만 느껴온 서울과 강릉, 수도권과 강원도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좁혀놓았다. 유, 무형의 새 길들이 열리면서 오랫동안 영동지역 주민들을 괴롭혀온 소외감도 사라지고 있다. 이제 강릉은 이 길을 통해 ‘세계 속의 강릉’으로 날아오를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인 2018 동계올림픽이 이 나라 산업과 경제의 도약에도 불씨가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든든한 후원자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올림픽’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알지만 그것 역시 국민의 단합과 열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지구인의 스포츠 겨울축제를 우리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활짝 꽃피우자.

최명희 강릉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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