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 단기간에 그칠 듯|미의 이란공격 파급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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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OPEC가 원유가가 더 이상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합동회의를 오는 26일 빈에서 열기로 한 가운데 터진 이번 미국의 대 이란 석유시설 공격사태는 유가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
이번 미국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은 최근의 유가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셈인데 이를 반영하듯 18일 전세계시장에서 유가는 지난15일보다 일제히 4O센트가 오른 18·5달러 선을 보였다.
그러나 석유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대 이란 엄포사격용에 불과하다고 보고 석유가 인상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단기간에, 그것도 배럴당 2달러 선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지난해 5월 미 스타크호 피격사태 이후 일어난 페르시아만의 긴장고조와 계속된 유조선 호위사태 때도 유가는 20달러 선에서 2달러 선으로 2달러 상승에 그쳤을 뿐이었고 7월31일 메카 유혈참사 때도 일시적 반등을 보인 채로 끝났다. 한때 제3차 오일쇼크가 일어나는 게 아니냐하는 위기의식까지도 갖게 한 지난해 두 차례의 중동사태도 OPEC와 비OPEC간, OPEC국 중 쿼터국과 비쿼터국(이라크) 간의 석유생산 늘리기 경쟁에서 오는 석유 공급과잉으로 찻잔 속의 폭풍으로 끝난 바 있다.
때문에 석유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보다 26일 열리는 OPEC-비OPEC회의에서 석유생산량을 어느 정도까지 막아 공시가 18달러 선을 지키느냐에 더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가를 지난해 12월 OPEC총회에서 결정한대로 18달러 선으로 회복시키려는 움직임은 OPEC와 비OPEC 양측에서 모두 있어왔다.
다만 현행 쿼터가 하루 1천7백40만 배럴로 잡혀있어 18달러 선을 유지하기 위한 예상수요 1천5백50만 배럴보다 약1백90만 배럴 초과 생산되고 있는 데다 OPEC 나라사이에서도 행동의 불일치, 특히 전비조달에 급급하고있는 이라크·이란의 덤핑판매로 계속 공시가보다 4∼5달러를 밑돌고있는 실정이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OPEC의 아랍 회원국은 지난 3월14일부터 4일간 제4차 아랍에너지회의를 열고 유가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비상총회 개최에 뜻을 모았고 비0PEC도 비밀리에 런던에서 회동, 유가반등 전략을 숙의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OPEC-비OPEC 합동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5%감축, 원유가를 다시 18달러 선으로 고정시키는데 합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9일 OPEC가격위원회가 열린 이후 10일만에 4달러나 유가가 급등한데서 오는 석유시장의 동요는 한때나마 유가를 불안하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에너지경제연구소 이회성 박사도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데서 오는 유가상승이 아닌 이번 같은 사태는 단기간의 파급 효과에 그칠 뿐이며 오히려 사건이 진정된 후에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인한 하락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았다.
때문에 OPEC-비OPEC총회 때까지 미-이란간의 티격태격이 계속될 것이냐, 이란이 국내정치용으로 또 다른 대미도발 행위를 감행하지나 않을까 하는 예측불가의 변수가 앞으로 더 큰 관심사가 될 것 같다. <방인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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