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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은폐 의혹' 최교일 "왜 나한테 다 덮어씌우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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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너무 황당하다. 왜 나한테 다 덮어씌우냐"고 말했다.

여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만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여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만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의원은 2010년 성추행 사건 이후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고, 이를 탐문하는 임은정 검사를 집무실로 불러 "들쑤시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이 없다. 그래서 당시 부속실 직원들한테도 다 물어봤다. 아무도 못 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상조사단이 꾸려진 상황에서 일일이 대응하는 건 맞지 않는다. 조사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건 경위를 떠나 검찰국장 재직 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하며 저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에 대하여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를 추행한 사실도 없고, 그 성추행 의혹사건 현장에 참석한 사실이 없지만, 당시 검찰국장으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라며 "저의 검찰국장 재직 시 (서 검사가) 인사에도 특별한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임은정 검사가 2012년 나와 같이 중앙지검 근무 시 상부의 직무이전 명령 및 백지 구형 명령을 어기고 법정문을 잠근 채 직접 무죄를 구형한 적이 있다. 그때도 나는 임 검사에게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불러서 질책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다만 "임 검사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성추행 사건은 개인 프라이버시에 관한 것으로 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는데 이를 떠들고 다니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정도였을 것"이라며 "호통을 쳤다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당대표실에서 나와 홍준표 대표와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타 있다. [뉴스1]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당대표실에서 나와 홍준표 대표와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타 있다. [뉴스1]

최 의원은 이날 오전엔 서울 여의도 당사에 등장했다. 당 당헌ㆍ당규 개정특위 위원장으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정안을 보고해야 했다. 비공개 최고위는 1시간가량 진행됐고 최 의원은 끝까지 참석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후에도 최 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취재진이 최 의원을 찾아 이곳저곳으로 흩어진 사이, 최 의원은 홍준표 대표와 함께 있다가 당사를 빠져나갔다. 취재진을 가급적 피하려는 게 역력했다.
한편 서 검사 성추행 폭로와 관련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피해 여성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경희·김준영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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