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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이 그래미 시상식에 깜짝 출연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제60회 그래미상 시상식에 깜짝 출연한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제60회 그래미상 시상식에 깜짝 출연한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이 제60회 그래미 시상식에 깜짝 출연했다. 미국 현지시간 28일, 한국시간 29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시상식에 클린턴은 사전 녹화된 영상 속에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일부를 소리내어 읽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화염과 분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이고 적나라한 묘사를 담아 최근 뜨거운 화제가 된 책이다.
 이 녹화 영상은 일종의 코미디로 연출된 것으로, 여러 출연자가 '화염과 분노'의 오디오북 오디션을 보는 형식을 띠고 있다. 클린턴에 앞서 존 레전드, 셰어, 스눕 독 등 이름난 대중음악인들이 오디션 참가자로 등장, 차례로 이 책의 각기 다른 부분을 읽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것도 읽지 않는다"등 책에 실린 내용을 빌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조롱한 것이다.
 이 날 시상식은 이같은 영상을 비롯해 예년과 달리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미투'에 이어 할리우드를 휩쓸고 있는 성폭력반대운동 '타임즈 업'에 대한 지지 분위기도 뚜렷했다. 레이디 가가를 비롯한 음악인들은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에서는 드레스에 흰 장미나 '타임즈 업' 뱃지를 달고 나왔다. 시상식 도중 케샤의 무대를 소개하러 나온 배우 겸 가수 자 모네는 “싸우자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자는 것"이라며 "여성들은 문화를 만들 힘을 갖고 있기에, 우리를 잘 대우하지 않는 문화를 뒤집어놓을 힘도 있다”는 연설로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거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브라더스 오스본, 에릭 처치, 매런 모리스 등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담아 '티어스 인 헤븐'을 불렀다. 본래 '티어스 인 헤븐'은 에릭 클랩튼이 사고로 숨진 어린 아들을 그리며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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