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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사상 첫 3일 연속 전력 수요감축 요청...문제는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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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파에 전력 최고수요 기록도 경신 한파에 전력 최고수요 기록도 경신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지역본부에 실시간 전력수요 현황이 게시돼 있다.   이날 &#39;북극한파&#39;로 난방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전력거래소는 이틀 연속으로 전력 수요감축 요청(급전 지시)을 발령했다. 2018.1.25   hihong@yna.co.kr/2018-01-25 14:27:47/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파에 전력 최고수요 기록도 경신 한파에 전력 최고수요 기록도 경신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지역본부에 실시간 전력수요 현황이 게시돼 있다. 이날 &#39;북극한파&#39;로 난방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전력거래소는 이틀 연속으로 전력 수요감축 요청(급전 지시)을 발령했다. 2018.1.25 hihong@yna.co.kr/2018-01-25 14:27:47/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일 계속되는 혹한 때문에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 감축 요청(급전지시)이 3일 연속으로 발령됐다. 전력거래소는 26일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 제도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24일, 25일에 이은 3일 연속 수요감축 요청이다. 2014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전력거래소는 오전 9시∼오전 11시 30분(167만㎾, 621개 업체 참여), 오전 10시∼오전 11시(50만㎾, 497개 업체 참여), 오전 9시∼오전 11시(13만㎾, 1313개 업체 참여)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수요감축 요청을 했다.

수요감축 요청은 전력 수요가 폭증할 때 사전에 이 제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을 대상으로 절전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기업이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 정부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정부는 발전소를 추가로 더 건설하기보다는 전력수요를 절감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취지로 지난 2014년 11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삼성전자, 현대차 등 3580개사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전력수요 감축 요청이 잦은 건 기업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수시로 전기 사용량을 줄여야 해 공장 가동 등에서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그 때마다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국고 손실로도 이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잦은 전력수요 감축 요청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원전을 줄여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확정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8520만kW)를 의도적으로 낮게 설정했고, 이 때문에 이번 혹한에 문제가 불거진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정부는 2015년의 7차 기본계획에서는 8820만㎾였던 최대전력을 8차 계획에서 8520만㎾로 줄였다. 그런데 25일의 최고 전력수요는 8725만㎾로 이를 넘어섰다. 7차 계획상에서는 발령되지 않아도 됐을 전력수요 감축 요청이 최대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라 연일 발령되고 있는 셈이다.

원전 24기 중 11기가 가동을 멈춘 상태라는 점을 문제시하는 시각도 있다. 운용 가능한 원전이 있는데 운용하지 않고 기업에만 부담을 지운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반박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기 중 3기는 원자력안전법이 정한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있고, 나머지 8기는 지난해 한빛 4호기 격납고 콘크리트 안에서 거대한 구멍이 발견됨에 따라 확대 점검을 받느라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탈원전을 위해 전력수요를 일부러 낮게 예측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번 수요증가는 평년 기온보다 낮은 이상 한파로 인한 것일 뿐”이라며 “8차 계획 수요전망은 외부 전문가들이 GDP, 인구, 기온전망 등을 통해 예측했고 올해 겨울 최대전력수요 전망도 기상청의 평년기온(1981~2010년) 수준을 전제로 예측한 것이라 일부러 낮췄다는 건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산업부는 또, “기업들은 이 제도에 참여했더라도 전력수요 감축 요청에 응할지 말지는 그 때 그 때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며 “요청에 응하고 보조금을 받을지, 요청에 불응하고 공장 가동을 계속할지 스스로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이 제도 때문에 피해를 입을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력 수급에도 여유가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최고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해도 전력 여유분에 해당하는 예비력은 1000만 kW가 넘는 상황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예비력은 500만kw로 떨어져야 위기경보가 발령된다.

전력거래소가 한 해에 요청할 수 있는 수요자원 감축 상한선은 4.3GW(기가와트) 발전소 60시간 가동 전력량이다. 최우석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그동안의 전력 수요·공급량에 비추어볼 때 이 상한선을 다 채워 요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26일 요청된 수요감축은 2.1GW 2시간 전력량이다.

세종= 박진석·심새롬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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