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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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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부산동구>
출마예상 자는▲허삼수(민정)▲노무현(민주)▲이후근(평민)▲한기승(공화)▲백명덕(한민)▲한석봉(무)
허삼수(52·민정)와 노무현(42·민주).
우리의 시대상황을 상징하듯 양극을 각기 대변(?)하고 있는 두 사람이 부산 동구에서 맞붙었다.
「3허」로 너무나 잘 알려진 허씨는 5공화국출범 및 개혁주도세력의 핵심인물. 청와대 사정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6·29선언을 전후하여 노태우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있는 육사17기의 예비역 준장.
노씨는 국민운동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장으로「6월 항쟁」등 부산지역의 반정부시위를 주도해온 재야운동권출신의 민권변호사. 부산에선 오래 전부터 재야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2월 박종철군 추모제사건의 현행범으로 체포됐을 때 4차례나 연속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됨으로써 더욱 유명인사가 됐다.
부산역과 진역, 부산진시장이 있는 부산의 관문이자 중심권인 동구는 박순천·박기출씨 등 야당의 거물을 많이 배출해온 전통적인 야당의 터 밭. 2·12 총선 때도 여당의원을 낙선시켰을 정도다(인구 19만6천명·유권자12만6천명).
그러나 허씨는 바로 이점을 정면으로 치고 나와『말꾼만을 배출하여 낙후된 동구, 참 일꾼 뽑아 지역개발 이루자』고「동구발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반면 노씨는「5년 후 군부독재의 완전종식을 위한 기반조성」을 내걸고「부정과 비리의 5공화국, 6공화국이며 그 주역 중 핵심이 허씨」라는 등식을 부각시켜 나갈 참이다.
두 사람은 전법에서부터 다르다.
허씨는 거의 동마다 1개씩 10여개 사무실을 설치해놓고 당원 2만4천명과 여러 갈래의 사조직 2천명 등 막강한 조직·자금력을 바탕으로 전지역을 훑듯이 물량작전을 펴고있다.
특히 허씨는「장영자 사건 때 이규광 구속을 직언」했고「6·29선언의 숨은 공로자」라는 것을 널리 홍보, 개인 이미지부각에도 주력하고 있다.
뒤늦게 나선 노씨는 아직 명함조차 만들지 못했지만 운동권의 지원을 주력으로 하고있다.
「김영삼 바람」과 운동권의 바람을 자연스레 접합시켜 단숨에 대세를 가름하겠다는 것.
측면지원세력인 부산고교(허)와 부산상고(노)동창들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도 이미 시작됐다.
이밖에 한석봉 의원이 무소속으로, 한기승씨가 공화당으로 출마할 예정이고 평민당에선 민권회 본부장 이후근씨가 공천됐다.<허남진 기자>

<대전 중구>
출마예상 자는▲강창희(민정)▲유동렬(민주)▲김홍만(공화)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민정당의 강창희 의원과 공화당의 김홍만 후보간의 불꽃 튀는 대결로 대전중구는 벌써 선거후반전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 출마예상후보는 단출하지만 예측불허의 격전지.
대전의 행정관청과 고급주택지를 끼고 중산층이 70%를 넘는 지역특성으로 충남의 정치1번지로 불릴 정도로 수준 높은 지역이다.
지난 2·12대 총선 때 3등 낙선의 고배를 연거푸 마셨던 공화당 김씨가 이번엔 대통령선거 때부터 불기 시작한「JP바람」을 타고「불쌍하다 김홍만」이라는 소리가 나돌 정도의 동정표를 모으며 민정당의 젊은 강자 강 의원에게 만만찮게 도전하고있어 팽팽한 분위기.
강 의원 측은 이 같은 강력한 도전을 정면으로 맞받아 싸운다는 전략아래 이미 2개월 전부터 3만 명의 공 조직과「강창희 후원회」등 사조직을 재정비, 풀 가동에 들어갔고 16만 명 유권자성향의 컴퓨터처리·비디오홍보 물 제작 등 첨단장비까지 동원.
특히 강 의원이 12·12사태 관련인물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아 이를 불식시키고 노태우 대통령의 6·29선언을 창출했던 막후인물중 한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는「강창희」라는 50페이지 짜리 만화 10만 부를 제작·배포 중.
여기에 소아과 전문의인 부인과 치과·내과전문의인 처남 2명까지 나서 변두리지역에서 그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펼쳐온 무료진료를 계속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도전자 김씨는 지난 7년간 다져온 탄탄한 사조직을 바탕으로「대전의 머슴」이라는 케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주로 서민층을 파고들고 있다.
김씨 자신이「이제부터는 마무리단계」라고 할 정도로 조직을 표로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 대통령선거 때 김종필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 이상을 목표로 하고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대학생조직 3백여 명을 바람 일으키기에 투입할 예정이고「신념과 철학의 정치인 김홍만」이라는 홍보팜플렛 4만 부를 배포 중.
민주당 공천자 유동렬씨는 유진산 전 신민당당수의 둘째아들이라는 정도로만 알러져 있어 이름 알리기 등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이규진 기자>

<전북 이리>
출마예상 자는▲공천섭(민정)▲김병국(민주)▲이협(평민)▲박경철(한겨레)
여야현역의원들이 모두 무산으로 가버리고 정치신인들이 일전을 겨루고 있는 지역.
민정당 공천을 따낸 공천섭 쌍방울사장은 쌍방울회사 홍보전문 팀까지 동원, 달력·유인물을 대량으로 보내고 계층별·세대별 편지 보내기 등으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5천여 명에 달하는 이리 쌍방울직원들을 통해 가족·이웃으로의 적극적인 홍보 전을 펴고 대소모임마다 쌍방울내의 등으로 인심을 심고 있다.
공 후보는 당 조직 외에도 대표이사로 있는 시내 이도백화점에 지난 1월부터 개인 선거사무실을 개설, 풍성한 자금력을 과시. 그러나 지난 대통령선거 때 노태우 후보가 연설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야세가 강하고 학생·재야가 강세여서 조직확산에 고심하고 있다.
현역의원을 공천경쟁에서 밀어낸 평민당 이협 당보 부주간은 화려한 민주화투쟁 경력을 배경으로 지식인·학생·재야 등의 지지를 얻어 참신한 인물로 부각, 새 바람을 일으키고있다.
중후한 인품 덕분에 이곳 야당조직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있어 조직책이 바뀌었는데도 조직정비에 큰 무리가 없다.
이 부주간은 이곳 명문학교인 남성고 동문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있는데 오래 전부터 서민층·공단근로자들을 상대로 꾸준히 이미지를 심어와 저변으로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씨의 개인사무실「시민지지 모임연락사무소」에는 후배·재야·교회 등에서 유인물살포를 돕겠다는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있다.
원광대교수인 민주당 김병국 후보는 앙케트를 돌리며 조심스럽게 선거운동을 시작하고있고 대통령선거당시 평민당 유세위원이었던 박경철 한겨레당 후보는 선명 노선을 내세우고 대중연설솜씨를 과시, 표 모으기에 열중.<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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