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고골을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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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의 3부작'이 21~30일 목동 방송회관 브로드홀 무대에 오른다.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1809~1852)은 푸슈킨과 더불어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러시아인들의 삶과 종교적 성찰 등 폭넓은 주제를 통해 혼란하고 무질서한 당시의 시대상을 날카롭게 비판함으로써 도스토예프스키.톨스토이로 이어지는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토대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골의 고향인 우크라이나를 배경으로 한 '비이'와 '광인일기', 그리고 죽음과 삶에 대한 발견이 감동적인 '행복한 죽음' 등 3부작은 각각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러시아 거장 프로코피예프의 음악과 더불어 러시아 전통 민속음악, 배우들의 역동적인 연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부작인 '비이(Viy)'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공연, 매니어들로부터 호평 받은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광인일기' 역시 러시아 국립연극원 기티스 극장과 모스크바 슈킨연극대학극장 공연 시 극찬을 받았다.

1부 '비이'는 어린 신학생 호마 부르트의 장난스럽고 괴기스런 여행담이 꿈처럼 전개된다. 러시아 전통 민속음악과 함께 우리나라 가야금 연주도 곁들인다. 2부 광인일기는 1인극으로 명품극단 조하석씨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회계급의 차별에서 느끼는 인간의 고독과 절망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이 작품의 주제를 암시한다. 3부 '행복한 죽음'에선 한 늙은 노부부의 삶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엿볼 수 있다. 꿈속처럼 나른한 봄날과 한여름의 열정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평온하고 풍요로운 가을과 겨울을 상징한다.

※ 일 시: 3월21~30일 평일 8시, 주말 4시30분(월요일 휴관)
21~23일 (1부-비이)/ 24~26일 (2부-광인일기)/ 28~30일(3부-행복한 죽음)
※ 장 소:목동 브로드홀 (방송회관 2층)
※ 입장권: 2만원, 학생 1만5000원
※ 문 의: 02-2647-8175 www.broadha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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