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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 시스템 고장" 고건, 싱크탱크 '미래와 경제' 발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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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건(사진) 전 국무총리의 싱크탱크인 '미래와 경제'모임이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발족했다. 고 전 총리의 전문가 인맥 15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차기 정치'에 보폭을 넓힐 고 전 총리의 정책적 자문에 응하게 된다.

이세중 전 대한변협회장이 모임의 회장으로 선출됐고, 정책개발위원장엔 김중수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자문위원장에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운영위원장에 김영환 선인터내셔널 대표가 선임됐다.

창립식에서 고 전 총리는 "지금의 정치 시스템은 고장 났다"고 말했다. 그는 "발단은 한두 사람의 잘못이나 우발적 사고에서 올 수 있지만 기존의 사회시스템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때 위기로 확대된다"며 "위기는 시스템의 고장에서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편 가르기식 정치공학으로는 위기를 키울 뿐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통합적 리더십만이 국민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고 시스템 고장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전 총리가 현재 정치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진단한 뒤 '편 가르기식 정치공학'을 비판한 것은 전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지방선거 연대 요청을 거부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의장의 요청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창조적 실용주의의 가치와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폭넓게 협조해야 한다"고 화답하면서도 "지방자치에 중앙정치가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선명하게 거절했다.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파나 정당을 위한 정치적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미래와 경제'의 정책포럼을 이끌면서 ▶안전국가 ▶녹색사회 ▶선진강국(강중국)의 기존 비전을 다듬는 일을 할 방침이다. 발기인은 강남준 서울대 교수, 고재방 전 교육부 차관보,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영래 아주대 교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경은 오마이뉴스 부사장, 박병엽 팬택코리아 부회장, 박수길 전 유엔대사, 성병욱 세종대 교수, 송자 한국사이버대 총장, 안동일 변호사, 이석연 변호사, 이지수 명지대 교수,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장, 조동성 서울대 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이다.

이정민 기자

*** 바로잡습니다

3월 14일자 4면 '지금 정치 시스템 고장' 제목의 기사 중 정책포럼 '미래와 경제' 발기인에 김영래 아주대 교수가 참가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창립식 행사(13일) 때 주제강연을 한 것일 뿐 발기인에 참가하지는 않았다고 밝혀왔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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