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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 고분군서 대가야와 삼국 교류 보여주는 유물 출토

중앙일보

입력

고령 지산동 고분군 A구역 제2호묘 출토 삼엽문 환두대도(環頭大刀). 주로 신라지역에서 출토되던 것과 모양이 유사해 당시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추정하게 한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A구역 제2호묘 출토 삼엽문 환두대도(環頭大刀). 주로 신라지역에서 출토되던 것과 모양이 유사해 당시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추정하게 한다.

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 무덤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6세기 대가야와 백제, 신라간의 교류를 추정케하는 유물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 지배계층 집단 무덤 #백제 관모와 유사한 금동제 관모, 신라 것과 유사한 삼엽문 환두대도 #새로운 순장 형식의 묘제도 확인

문화재청은 고령군(군수 곽용환)과 (재) 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이 함께 참여한 지산동 고분군 정비부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고분 74기 등 모두 89기의 유구가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고분들은 대가야의 전성기이던 5세기 중엽부터 신라에 병합된 6세기 말경까지 조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횡구식 석실묘(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는 금동제 관모, 환두대도(둥근고리자루큰칼), 말방울, 철제 갑옷편 등이 출토됐는데, 금동제 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가 비슷하다. 함께 발굴된 삼엽문 환두대도는 그 모양이 주로 신라지역에서 출토되던 것과 유사해 당시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짐작하게 한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투구. 왼쪽은 B구역에 제3호묘,ㅡ 오른쪽은 )A구역 제27호묘 출토됐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투구. 왼쪽은 B구역에 제3호묘,ㅡ 오른쪽은 )A구역 제27호묘 출토됐다.

또한 대가야 무사들이 착용하고 사용했을 철제투구와 등자, 재갈, 말안장, 말등기꽂이 등 다양한 마구(말갖춤)도 출토됐다. 이 가운데 말등기꽂이는 유일하게 지산동 518호분에서 출토된 적이 있으며, 고구려 벽화고분인 통구12호분에 보이는 개마무사의 말 등에 달린 꾸불꾸불한 기꽂이의 모양과 흡사하다. 이러한 철제무기와 마구류는 완전 무장한 대가야의 기마 무사 모습을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령 시잔동 고분군 B구역 제3호묘 유물 출토상태. 마구류들이 보인다.

고령 시잔동 고분군 B구역 제3호묘 유물 출토상태. 마구류들이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그동안 지산동 고분군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殉葬) 형식도 확인됐다. 지산동 고분군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순장 방식은 중형 봉토분 이상의 수혈식석곽묘(구덩식돌덧널무덤)에 여러 명을 순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작은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무덤의 긴 방향을 등고선 방향으로 설치한 주곽과 나란히 순장곽 1기를 설치한 새로운 순장 방식을 발견했다. 화재청은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소형분이지만 다양한 입지와 축조시기에 따른 새로운 구조의 묘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 대가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B구역 제17호묘에서 출토된 토기류.

고령 지산동 고분군 B구역 제17호묘에서 출토된 토기류.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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