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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의 역사·가치 한 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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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개관 25년 만에 전시실을 개편했다. 11일 청주시에 따르면 6억9700만원을 들여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박물관 동선을 재구성하고 직지 관련 디지털 콘텐트를 추가하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25년만에 개편 #5년 걸려 복원한 직지 인쇄판 전시 #해설영상 갖춘 디지털 체험 공간도

고인쇄박물관은 직지와 함께 ‘금속활자의 도시’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시설이다. 1992년 4만990㎡ 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세미나실과 기획전시실, 5개 상설전시관을 갖췄다. 연간 13만명이 찾는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총 78장으로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의 대형 인쇄판을 볼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 임인호(55) 금속활자장이 2011년부터 5년 동안 전통 주물기법인 밀랍주조법으로 복원했다. 직지 상·하권 내용을 담아 모두 3만개의 금속활자가 쓰였다.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전수관에서 금속활자 주조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고인쇄박물관]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전수관에서 금속활자 주조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고인쇄박물관]

2001년 직지(하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기념패와 인증서 원본도 볼 수 있다. 직지가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1455년)’ 보다 78년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 직지 상권은 남아있는 금속활자본이 없고 여주 취암사 등에서 간행된 목판본만 존재한다. 직지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 문헌실에 보관돼 있다.

고인쇄박물관 자리는 직지가 인쇄된 옛 흥덕사가 있던 장소다. 흥덕사에서는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금속활자를 직접 주조해 직지를 인쇄했다. 1985년 청주시 운천동 택지개발사업 도중 흥덕사라고 새겨진 청동 금구(禁口)가 발견되면서 직지의 탄생지가 확인됐다.

고인쇄박물관에서는 직지 소개 영상과 조형물, 직지 목판본과 필사본 등을 볼 수 있다. 또 고려 금속활자인쇄술과 목판인쇄, 직지 소개 등의 코너도 마련됐다. 황정하 학예실장은 “직지를 보다 쉽게 알리기 위해 직지 홀로그램과 디지털 콘텐트 체험 공간을 전시실에 마련했다”며 “원형 콘크리트였던 박물관 지붕을 동판으로 바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인쇄한 곳이라는 문화적 상징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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