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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정부 입장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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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정부 차원에서 조율된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YTN이 보도했다.

“가상화폐 폐쇄” 발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몸살

매체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의 입장이고, 다른 부처에선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법무부는 투기 근절 차원에서 접근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유사수신행위 방지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상화폐 핵심 기술 육성에 관심을 갖고 있어 입장을 종합해 정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가상화폐 관련 정책은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따져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1370여건의 청원을 올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가상화폐 관련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총 1129건에 달했다. 가상화폐와 동의어로 쓰는 암호화폐 관련 청원도 147건으로 나타났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특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언급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도 매우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청원에서 “말 한마디로 인한 국민들의 투자손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당신들 때문에 국민들이 더 피해를 당한다”, “함부로 말을 놀려 국민의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준 박 장관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을 해임해야 한다” 등 목소리를 냈다. 가상화폐와 관련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은 지난달 28일 작성이 시작된 ‘정부는 국민에게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글이다.

해당 네티즌은 “정부는 국민들에게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느냐”며 “당신들은 국민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꿈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 부디 대한민국에서 처음 가져본 행복과 꿈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청원은 오후 4시 현재 4만5000명 수준이던 참여인이 순식간에 7500명가량 늘어난 5만2490명이 참여하는 등 숫자가 폭증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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