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골프모임 '27회' 결성 시기와 일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류 회장 등 골프모임 멤버들은 지난해 이 총리의 초청으로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오찬을 했고, 3월 1일에는 부산 아시아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류 회장은 2001년 10월 회사 임원 등과 함께 주가 조작을 통해 200억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혐의가 드러나 법정구속됐다가 2003년 1월 풀려난 전력이 있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10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영남제분 관련 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 시장감시부는 2004년 9월 20일 영남제분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추적조사를 심리부에 의뢰했다. 그해 3월 29일~6월 30일 기간 중 특정지역 계좌들에서 매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이유였다. 이 기간에 영남제분 주가는 최저 860원(3월 29일)에서 최고 1510원(5월 28일)까지 치솟았다. 심리부는 그러나 '특정지역 다수 계좌의 매매 관여는 나타났지만 시세 상승 관여, 허수성 주문, 통정(당사자 간 담합 거래).가장성 매매가 극히 미미하게 나타나 시세 조종 행위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대신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5% 이상) 위반' 혐의가 나와 거래소 측은 지난해 1월 10일 금융감독원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금감원은 "자금추적 등을 한 결과 혐의가 없어 지난해 8월 종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2004년 4월에는 류 회장 아들이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이 총리에게 400만원의 후원금을 냈으며, 8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업체 담합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당시 결성된 골프 모임에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영남제분 주가가 특별한 재료 없이 올라가 주시를 했다"며 "대부분 거래 패턴이 단타 위주의 데이 트레이더들이 많아 시세 조정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봤고, 시장감시팀이 심리부로 검토 의뢰를 한 사실을 내부자가 정보를 주지 않는 한 영남제분 측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증권거래소 조사 사실이 영남제분 측에 어떤 식으로든 전달됐을 수 있다"며 "류 회장이 조사 개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이 총리와 모임을 했다면 로비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교원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집중 매입한 지난해에 주가조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