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1000호대작엔 의욕과 역량 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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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앙미술대전이 배출한 신진가운데 박대성만큼 꾸준히 자기세계를 다듬어 마침내 부동의 위치를 획득한 예도 드물것이다.
특히 박대성의 경우중앙미술 대전 여러 공모전에 기웃거리지 않고 중앙미술대전만을 통해 등단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 전시와 특별한인연을 갖고있지않나 생각된다.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수있는 신진초대전이 이루어진 사정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대상 수상후 박대성이 걸어온 10년은 꾸준함에바탕둔 탐구와 완성의 역정이었다는데서 큰 감동을 주고있다.지나친 전통에의 안주나 지나친 실험의 자기변혁의 어디에도 경사되지 않은,옛것과 새것에 대한 신념과관심을 적절히 융화해온확고한 중심은 그의 근작에 더욱 두드러지게 반영되고 있다.
우선 이번 작품전에서특기해야할 것은 의욕적인 화면이라고 할수있다.
호수로 따진다면 5백호나 1천호의 대형화면이 그의 만만치않은 의욕과 이를 뒷받침하는 실력을 접하게 하고었다. 작품이 크다고해서 다 걸작이 되는것은 아니다.그러나 소품에 비해 그만큼 힘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을 파악할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5백호나 1천호에 가까운 화면이란 무엇을 그린다는 것에 앞서하면과의 대결이랄수 있다.의욕과 역량이 없이는 이를 이겨낼수 없는것이다.
그가 그리고 있는 소재는 초기의 실경산수의 문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근작의 대부분도 우리주변의 자연을 모티브로한 것들이다.초기의 작품에서는 엿볼수 없었던박진하는 시각의 밀도가변화라면 변화로 지적해볼수 있을 듯하다.
그것은 바라보는 안이한 자여과의 거리가 아니라 그속에 뛰어득어가는 생샘한 삶으로서의 자연이다.더불어 삵아가는 자연이다.그래서 육박해 듬어가는 밀도가 힘찬 운필을 통해 샘동감있게 반영되고 있다.
자연을 대담하게 걸러내고 집약하는 조형화와더불어, 그러한 단순화의과정에서 더욱 생동감을불어넣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운필이다. 만드는 그림이 아니라 그려나가는그림,이 너무도 당연한논리를 거듭 확인해보이고 있다는 점에 그의 작품이 주는 신선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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