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유럽형 DMB폰 세빗서 한꺼번에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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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백화점식 전략'이 필요할 때도 있다.

'세빗(CeBIT)'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이기태(사진)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은 행사 개최지인 독일 하노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휴대전화기 시장 공략을 백화점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가령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의 경우 이번 세빗에서 한국형 DMB폰과 유럽형 DMB폰(DVB-H), 미국형 DMB폰(미디어플로) 등을 한꺼번에 발표해 글로벌 시장을 동시다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이동형 TV의 세계 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형만 고집하는 건 위험하며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빨리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전략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용 TV 시장의 20%를 잡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또 세계 최대 저장 용량(8GB)의 휴대전화(SGH-i310)를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다. 음악 2000여 곡을 단말기 하나에 담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이 제품으로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과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100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소니가 선보이는 디지털 카메라보다 화질이 낫더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값 싼 제품을 많이 파느니 점유율을 1% 밖에 올리지 못해도 '월드 베스트'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노키아.모토로라 등을 앞설 수 있는 삼성의 경쟁력으로 ▶대량 생산 시스템▶컨버전스(융합) 기술력▶비용 대비 효율성 등을 꼽았다.

이 사장은 세빗에 참가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매년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세계 휴대전화 업계의 추격과 견제도 만만치 않다고 소개했다. 그는 "3월에도 눈발이 흩날리는 이곳 독일의 날씨처럼 비즈니스가 결코 순탄할 수 없지만 내년에도 세계를 놀라게 할 기술을 내놓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노버(독일)=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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