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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요즘 사랑하는 '영석이들'

중앙일보

입력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는 '영석'이가 참 많다.

센터 신영석(32)은 2017~18시즌 V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다. 신영석은 블로킹 1위(세트당 평균 0.9개)와 속공 4위(60%)를 달리고 있다. 그의 철벽 수비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1일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고 1위를 탈환했다.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 KOVO]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 KOVO]

신영석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도 생애 처음으로 1위(8만2155표)를 차지했다. 주로 최다 득표자는 화려한 공격으로 주목받는 공격수들이 차지했다. 지난 시즌도 팀 동료 문성민이 최다 득표자였다. 그래서 신영석의 1위는 의미가 있다. 신영석도 "솔직히 센터는 조연이다. 그래서 최다 득표자가 된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쑥스러워 했다. 그러나 바로 "배구 꿈나무들에게 센터도 올스타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줘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 KOVO]

현대캐피탈 신영석 [사진 KOVO]

신영석이 펄펄 날자 후배 차영석(24)도 쑥쑥 자라고 있다. 차영석은 1일 삼성화재전에서 6점을 올렸다. 많은 득점은 아니었지만, 고비 때마다 속공과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특히 2세트 21-20에서 연속 속공으로 득점을 기록해 23-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24-21에서 마지막 점수도 차영석이 속공으로 끝냈다.

현대캐피탈 차영석 [사진 KOVO]

현대캐피탈 차영석 [사진 KOVO]

지난 시즌에 프로에 들어온 차영석은 고작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14경기에 나와 세트당 0.43개 블로킹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차영석은 "(신)영석 형이 블로킹과 속공의 스텝, 블로킹할 때 손모양 등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차영석은 팀 내에서 '작은 영석'을 줄여 '짝석'이라고 불린다.

현대캐피탈 차영석 [사진 KOVO]

현대캐피탈 차영석 [사진 KOVO]

두 영석이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 센터 선수들은 전부 영석이라고 불리게 됐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한 달전부텨 센터 선수들을 부를 때 전부 영석이라고 부른다. 영석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습관이 됐다. 김재휘는 김영석이다"라며 웃었다. 그 덕분일까. 김재휘(25)도 차영석과 번갈아 나오며 16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0.56개 블로킹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돕고 있다. 김재휘의 롤모델은 신영석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 김재휘 [사진 KOVO]

현대캐피탈 김재휘 [사진 KOVO]

영석이들이 활약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높이의 팀이 됐다. 블로킹이 세트당 평균 2.76개로 7개팀 중 1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2.41개(4위)에 비해 많아졌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블로킹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주전 센터 최민호가 지난 6월 군입대를 했기 때문이다. 최민호는 지난 시즌 블로킹 3위(0.57개)에 오른 뛰어난 센터였다.

그러나 영석이들이 제 몫을 다해주면서 현대캐피탈 블로킹은 더 견고해졌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1일 경기가 끝난 후 "센터 싸움에서 졌다.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선수들이 우왕좌왕했다"고 말했다.

신영석의 포부는 더 크다. 그는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최민호도 복귀했을 때는 최영석으로 부르게 하도록 하겠다"며 껄껄 웃었다.

천안=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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