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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뇌 같은 인공뇌 … 이세돌·AI 대국서 착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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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공 뇌 개발에 도전하는 유우종 성균관대 교수가 실험실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인공 뇌 개발에 도전하는 유우종 성균관대 교수가 실험실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IoT) 등이 부각되면서 인간은 불안하다. 10~20년 뒤에는 상당수 직업이 없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섬마을 출신이며 1982년생 개띠인 유우종(36)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는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미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연구자다. 지난해 11월 한국연구재단이 지정한 ‘올해의 신진 연구자’다.

이젠 사람 혁명이다 #82년생 신진 과학자 유우종 #순수 국내파로 31세 때 교수 임용 #“엉뚱한 생각서 세상 바꿀 아이디어”

유 교수의 고향은 전남 완도군 노화도다. 유 교수는 성균관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이 대학 석·박사 통합 과정에서 물리학을 배워 4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파다. 2013년 31세에 모교 교수가 됐다.

섬마을 촌놈이 성공한 데는 엉뚱한 구석이 작용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전원을 켜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 전구를 보며 ‘전구가 문제인가, 전선이 문제인가’를 고민했다. 전기를 다루다 감전돼 쓰러진 적도 있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창의력을 길러줬다.

유교수, 그리고 그와 함께 연구하는 제자들. [강정현 기자]

유교수, 그리고 그와 함께 연구하는 제자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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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매우 얇아 잘 휘어지면서도 전기가 잘 통하고 강도는 높은 ‘기적의 물질’ 그래핀에 다른 물질들을 레고 블록처럼 쌓아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유 교수의 관심사는 ‘인공 뇌’다. 그는 “알파고 같은 수퍼 컴퓨터는 집채만 하지만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의 뇌는 주먹 두 개 크기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한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응용해 인간의 뇌와 같은 컴퓨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유 교수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아이디어는 엉뚱한 생각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실 서가에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이라는 책이 꽂혀 있다. 그는 “사실 프로그래밍은 잘 몰라 최근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혼자서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요.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연구의 확장은 무한히 가능하다고 봐요.” 그는 “인공 뇌 개발도 다른 분야와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력과 협업 능력만 있다면 한국에서도 10년 뒤에는 노벨상 수상자도 분명 나올 것”이라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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