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 평창 이후로 연기 가능…협상수단 삼으면 동맹 파기”

전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이해하지만, 대북 협상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2006∼2008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버웰 벨 전 사령관은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천 명의 선수가 (한국에) 들어오는 시기에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기에 찬성했다.

벨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올림픽 폐막 직후 원래 계획된 훈련을 전 범위에 걸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한미 두 나라 어느 쪽이라도 준비태세를 (대북) 협상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양국 병력과 한국 시민을 위험하게 만든다”며 “(그럴 경우) 미국이 한미동맹을 저버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최대의 이익으로 판단하기 전까지는, 핵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전쟁밖에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2011∼2013년 재임)도 VOA에 “평창올림픽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 날짜 조정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훈련 연기가 자칫 북한을 달래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그런 시도는 통한 적이 없고,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존 틸럴리 전 사령관(1996∼1999년 재임) 역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훈련은 한미연합군의 준비태세의 핵심이다. 한미가 1990년대 연합 군사훈련 ‘팀스피릿’을 중단한 뒤에도 북한의 도발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