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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천재소녀’ 나타났다…사상 최초 여중생 국가대표

중앙일보

입력

배드민턴 천재소녀가 나타났다. 성인 언니들을 연파하고 자력으로 태극마크를 따낸 여중생 안세영(15·광주체중3)이 주인공이다.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 [연합뉴스]

안세영은 22~25일 전라북도 군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단식 부문 7전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확정했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단식 선발전은 A조와 B조로 나눠 풀리그전으로 남녀 각 8명을 선발한다. 각 조 1·2위는 자동 선발되고, 3∼8위는 순위결정전으로 정한다. 안세영은 B조 1위를 차지해 26일 열리는 여자단식 순위결정전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

남녀 단식·복식을 통틀어 선발전 중 유일한 중학생인 안세영은 현 국가대표를 포함한 실업 선수 4명과 대학생 1명, 고등학생 2명을 모두 제압했다. 성인들과 정식 대결을 한 적도 없었다.

170㎝가 넘는 키에 몸무게는 50㎏대 초반인 안세영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안세영은 아직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언니들보다 힘이 부족하지만, 영리함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세영을 지도했던 김학균 주니어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17세 이하 대회에 출전하다가 올해부터 19세 이하 대회에 나갔다. 이번 선발전에도 추천으로 참가했는데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며 “순간 판단능력과 배합이 좋은 선수”라고 했다.

선발전을 지켜본 강경진 국가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 같지 않고 대범하더라. 선배들 앞에서 기죽지 않았다”며 “몸놀림과 신체 밸런스가 마치 어린 시절의 라경민 국가대표 코치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라경민 코치는 여자단식 선수로 출발했다가 복식으로 전향, 현 남편 김동문 교수와 함께 혼합복식 국제대회 70연승을 기록하는 등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배드민턴계에서 독보적인 최강자로 군림한 스타였다.

대표팀은 2020년 도쿄올림픽 자원으로 공들여 키울 방침이다. 강 감독은 “아직 나이가 어리니 체계적으로 단식을 지도하겠다. 도쿄올림픽을 겨냥해서 혹사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급하지 않게 키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세영은 ‘막내’로 합류한 올해 아시아 주니어배드민턴 선수권 결승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따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6·2017년 연속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 우수 표창을 받았고, 올해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꿈나무상도 수상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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