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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제2의 전성기’ 자니 윤…美 양로병원서 나홀로 치매 투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맡아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듯했던 코미디언 자니 윤(81·본명 윤종승)이 최근 치매에 걸려 외로운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한국영화인협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자니 윤. 당시까지만 해도 그는 70대 후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동력을 보여줬다. [중앙포토]

2013년 한국영화인협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자니 윤. 당시까지만 해도 그는 70대 후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동력을 보여줬다. [중앙포토]

미주헤럴드경제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터스틴시에 있는 한 양로병원에서 투병 중인 자니 윤의 근황을 공개했다.

자니 윤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국 후원회장, 새누리당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은 후 2014년 관광공사 상임감사로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4월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져 같은 해 7월 미국으로 돌아왔다.

2012년 10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재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자니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2년 10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재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자니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9월 한국 기자를 만날 때만 해도 “그동안 재활치료를 통해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던 자니 윤은 1년여가 지난 최근에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변해 있었다.

지난 19일 헌팅턴 양로병원에서 기자를 만난 자니 윤은 머리카락과 눈썹까지 서리가 내린 듯 하얗고 눈에는 초점이 없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느냐”라는 질문에는 얼굴을 찡그리며 기억을 되살리려다 울음을 터뜨렸다.

자니 윤과 같은 방에서 지내는 한 한인 노인은 “기억을 잘 못 한다. 본인이 원하는 말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잘 이해 못 하다 보니 종일 멍하게 앉아 있다”라고 말했다.

자니 윤은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파트 타임 가수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스탠드업 코미디클럽에서 무명 생활을 보내다가 ‘조니 카슨의 투나잇 쇼’ 출연으로 스타덤에 올라 1989년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 쇼인 ‘자니윤 쇼’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니 윤이 유일하게 미소를 보인 순간은 ‘조니 카슨’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라고 한다. 그는 조니 카슨 쇼에 대한 기억을 묻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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