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원전은 탄소배출 줄이는 최적방법"..독일 탈원전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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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현실적 방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전 정부에서 의회가 의결했던 2025년까지 원전 50%를 감축하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시간을 더 두고 진행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원전 우상화하지 않지만, 가장 탄소배출 적은 방법” # ‘원전 패쇄’ 독일에 대해 “화력발전으로 탄소 더 배출” # 2025년까지 원전 50% 감축 계획도 수정 뜻 내비쳐 #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국영 프랑스 2TV와의 인터뷰에서 “원전은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서 나쁜 선택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탄소배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특히 탈(脫)원전 정책을 펼치는 독일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는 “원전을 우상화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공략 대상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프랑스ㆍ유럽ㆍ국제사회의 최우선 해결 과제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이며 원전은 가장 탄소배출이 적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많은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했지만 화력발전소도 엄청나게 재가동했다”면서 “그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려 지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랑스의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75%로 유럽 최대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약 17%다.
프랑스는 2015년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2025년까지 전체 발전 비중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50%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의회가 이를 의결하면서 원전 감축 정책을 추진해 왔다. 신재생에너지 비율도 32%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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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니콜라 윌로 프랑스 환경장관은 지난달 이런 정부 목표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비현실적이며 원전 비중 축소를 급하게 진행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늘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한 조속히 원자력 비중을 줄일 것이나 목표를 현실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TV 인터뷰 발언도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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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자력안전청은 2020∼2021년 프랑스 원전 58기의 수명연장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원전 감시 단체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독려할 것”이라면서도 “현실에 기반해 일부는 폐쇄하겠지만 일부 원전은 개선해 운영하는 게 이성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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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고 2022년까지 가동 중인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한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중(올해 약 37%)을 높이고 있지만 국내 석탄 산업 보호 등의 이유로 화력발전 비중이 줄지 않고 있다. 현재 석탄 발전의 비중은 45%에 이른다. 이 때문에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보다 40% 감축하기로 한 독일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독일 에너지 연구단체 ‘아고르 에네르기번데’가 내다보기도 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일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31%가량 감축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석탄 부문이 국가 경제에 매우 중대한 공헌을 하고 있어 갈등이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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