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괴사성 장염으로 숨진 아기 2명, 수술 안 받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미숙아라고 한다. 미숙아는 만삭아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고 각종 질환에 취약하다. [중앙포토]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미숙아라고 한다. 미숙아는 만삭아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고 각종 질환에 취약하다. [중앙포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4명의 영아 중 두 명이 괴사성 장염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숨진 아기의 부모는 JTBC 인터뷰에서 "(병원 측이 아기가)괴사성 장염이 걸렸다. 그래서 지금 심장 충격 와서 약하다 마사지하고 있다…건강해지면 수술해야 한다. (그러다) 갑자기 '마음의 준비 하시라'고…"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숨진 아기 두 명이 괴사성 장염에 걸렸고, 수술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괴사성 장염이 사망 원인인지는 아직 모른다.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썩어가는 소화기 응급 질환 #미숙아의 1~5% 발생 이중 20%사망 #32주 이하 미숙아 사망 위험 높아 #장기 미숙하고 장염 세균에 취약한 탓 #복부 부풀어 오르고 잘 먹지 못해

 신생아 괴사성 장염은 위를 제외한 소장·대장·맹장 등 장이 썩어가는 현상을 보이는 염증성 장 질환이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4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주로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나거나 체중 2.5㎏ 이하인 미숙아에게서 발병한다. 전체 미숙아의 1~5%에서 생기고 이 중 20% 정도는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숙아는 장기가 덜 성숙하고 장염 세균에 면역력이 떨어진다. 저산소증 때문에 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한 것도 괴사증 장염에 걸리는 원인 중 하나다. 여러 이유로 위장관에 구멍이 나 복막염이 발생하고, 합병증으로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 오는 경우가 많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 생기면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잘 먹지 못하고 소화를 못 시킨다. 경찰 측은 "숨진 신생아 가운데 배가 불룩한 아이도 있어 배가 부풀어 오른 것이 사망원인과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병에 걸리면 섭취한 우유가 위에 그대로 남아있다. 혈변을 보며 체온이 떨어지고 입술·귓불과 팔다리 끝이 암청색으로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난다. 질병으로 진단받으면 모유 수유를 멈추고, 수액을 투여하고 항생제 치료를 병행한다. 이런 내과 치료로 나아지지 않으면 썩은 장을 절제해야 한다. 서울의 대학병원 교수 A 씨는 "요즘은 미숙아더라도 32주 넘으면 비교적 예후가 좋다"며 "하지만 32주보다 낮으면 장기가 덜 성숙하고 면역력이 훨씬 떨어지는 경향 있어 괴사성 장염 때문에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미숙아는 2005년 2만 498명에서 지난해 2만939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미숙아는 전체 출생아의 7.2%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