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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폭등 배후엔 일본판 복부인 '와타나베 부인'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세계에서 암호화폐 '광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비트코인의 가격 폭등 배후엔 일본판 복부인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이체방크가 비트코인 가격 폭등의 배후로 일본판 복부인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를 지목했다. [중앙포토]

도이체방크가 비트코인 가격 폭등의 배후로 일본판 복부인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를 지목했다. [중앙포토]

'와타나베 부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일본인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말로, 이들의 다수가 가정주부로 이같은 별칭이 붙었다. '와타나베 부인'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기존의 전통적 일본인 투자자들과 달리 외환 차액 거래(FX 마진거래) 등 고수익 자산에 베팅하는 경향을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발표된 도이체방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무라키 마사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차입한 돈으로 환투자를 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전세계 FX 마진거래의 50%를 차지하는 것이 일본 투자자다. 이들 '와타나베 부인'이 비트코인 거래로 관심을 옮기는 것은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 비중에서 엔화 거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정보 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 중 엔화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2%로 가장 높다. 미국 달러의 비중은 21%, 한국 원화의 비중은 9% 가량이다. 니케이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11월 두달간 암호화폐 거래에서 엔화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1600% 이상 폭등하는 등 '버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거품 붕괴로 결말이 좋지 않을 경우 이들 '와타나베 부인'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으로 기존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대상인 FX 마진거래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의 거품이 꺼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충격과 암호화폐에 대한 규정, 통화정책 등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와타나베 부인'을 필두로 한 일본의 비트코인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한국정부 등이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함에 따라 비트코인 등의 투자에서 엔화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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