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하버드대 “형 많은 남성, 동성애 확률 높아”…엄마 항체가 원인

중앙일보

입력

군내 동성애를 다룬 이스라엘 영화 ‘요시와 자거’ [중앙포토]

군내 동성애를 다룬 이스라엘 영화 ‘요시와 자거’ [중앙포토]

형이 있는 남성 가운데 동성애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유가 연구결과로 나왔다. 기존 통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아이가 커서 동성애자가 되는 비율은 약 3%지만, 형이 있으면 그 비율이 늘어나고 형이 3명 있으면 6%나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학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로크대학과 토론토대학, 미국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여기엔 생물학적 이유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에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X지만, 남성은 XY다. 그런데 아들을 임신한 어머니의 몸은 Y염색체를 이물질로 여겨 이에 대항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항체가 생기고, 아이의 성적 지향에 영향을 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진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

[사진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

 성적 지향성과 관련된 뇌 신경세포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Y염색체 대항 관련 단백질(항체)로는 PCDH11Y와 NLGN4Y 두 가지가 있다.

 연구팀이 총 142명의 출산 경험 여성과 남성 12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PCDH11Y수치는 남성과 여성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NLGN4Y 수치는 크게 차이 났다.

 하지만 같은 여성이라도 딸만 둔 어머니에 비해 이성애자 아들을 둔 어머니 혈액 속 NLGN4Y 수치가 더 높았다. 또 형이 없는 동성애자 아들을 둔 어머니는 이 수치가 더 높았고, 형들이 있는 동성애자 아들을 둔 어머니의 경우엔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남아를 잉태하면 이 항체가 생성되고, 임신한 남아가 늘어날수록 항체가 더 많이 축적돼 태아 뇌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나중에 동성애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

[사진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

 앤서니 보게르트 브로크대 교수는 “이번 연구대상자 규모가 작고 NLGN4Y가 분명한 요인임을 확정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도 “이 연구결과는 형제 수 및 출생순서와 동성애자 간 상관관계를 설명해줄 중요한 생물학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